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 지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넘어 사회적 연결망 강화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필수 과제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마주해요’ 캠페인은 단순한 기념 행사를 넘어 시민들이 정신건강을 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진행된 ‘마주해요’ 캠페인은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행사는 정해진 틀 안에서의 기념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동숭동에서 온 이O자(48) 씨는 “주말에 가족 단위로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언급하며, “스트레스 지수 측정 체험처럼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확대되면 시민들이 정신건강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캠페인이 추구하는 ‘서로가 손을 잡아주는 사회, 함께하는 사회’라는 메시지가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구체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양수진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영국의 ‘타임 투 체인지(Time to Change)’ 캠페인이 20년 이상 인식을 개선해 온 것에 비해 한국은 작년부터 ‘마주해요’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17개 시·도에서 함께 참여하는 확산형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며 전국적인 연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양 과장은 또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의료기관의 협력을 통해 일반 시민의 정신건강 스크리닝 및 상담 연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나아가 AI 기반 디지털 치료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개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육군본부에서 병사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AI 기반으로 측정하는 기기를 도입해 자살률 감소에 기여한 사례는 이러한 기술 도입의 긍정적인 효과를 방증한다.

‘마주해요’ 캠페인은 ‘연결의 문’을 통과하며 시작되었다. 푸른 풍선과 정신건강 마스코트 ‘마주해’, ‘마주요’ 인형이 시민들을 맞이했으며, 어린이들은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 친구가 마음을 지켜준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은 개회식에서 “정신건강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번 행사가 국민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음 나눔터’에서는 여름 동안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인 ‘희망 메시지 캠페인’ 결과물을 전시하며 시민들의 공감과 위로를 담아냈다.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괜찮아요, 천천히 가도 돼요”와 같은 짧은 문장들은 대한민국 지도 위에 빼곡히 붙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음 아지트’에서는 정신질환 당사자 작가의 그림 전시와 ‘마주해요 컬러링’, ‘포토 부스’ 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자신의 마음 상태를 탐색하고 표현하는 기회를 가졌다. 상담사는 색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자기 점검의 시작이며, 이러한 프로그램이 대화의 문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심리 지원 서비스인 국립정신건강센터의 ‘마음 안심버스’에서는 자율신경 균형검사를 통해 시민들이 약 3분간 자신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전문 상담사로부터 스트레스 관리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검사 결과지는 현재의 신체·정신적 균형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어 이해를 도왔다. 상담사는 지속적인 피로감이나 수면 부족이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마음건강 상담의 병행을 권장했다. ‘마음 안심버스’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국가트라마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이동형 심리 지원 서비스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심리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감성 어쿠스틱 공연과 플라워 클래스 등 예술 및 운동 프로그램은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감정을 정화시켜 삶의 균형을 되찾게 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예술 활동은 자신을 표현하며 내면의 긴장을 완화하고, 운동은 신체의 리듬을 통해 우울감과 불안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고 강조하며, 정기적인 예술·운동 참여가 스트레스 완화와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마주해요’ 캠페인은 정신건강이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돌보고 회복해야 할 공동의 책임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행사 공간 곳곳에서 오고 간 “괜찮아요”라는 말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도이자 혼자가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의 표현이었다. 마음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나누며, 서로의 상태에 귀 기울이는 일상이 쌓일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회복과 공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행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지하철역과 도심 주요 거점에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들은 정신건강 인식 개선이라는 트렌드를 선도하며,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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