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군과 방위사업청이 차세대 주력 잠수함인 장보고-Ⅲ Batch-Ⅱ 사업의 첫 함정인 ‘장영실함'(SS-087)을 진수하며 해양 안보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는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국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을 개발하고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국가별 해양력 경쟁이 심화되면서, 첨단 잠수함 기술 확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에 진수된 장영실함은 3,000톤급 잠수함 획득 사업인 장보고-Ⅲ 사업의 두 번째 단계(Batch-Ⅱ)에서 건조되는 첫 번째 함정이다. 이미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급(Batch-Ⅰ)을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영실함은 이전 함정들에 비해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3,600톤급으로 외형이 커졌으며, 잠수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와 감지 능력을 좌우하는 소나체계의 성능 개선을 통해 정보 처리 및 표적 탐지 능력이 강화되었다. 또한, 육상 표적 타격 능력 역시 향상되어 해상 작전뿐만 아니라 전략적 임무 수행 능력도 한층 높아졌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장영실함은 여러 혁신을 담고 있다. 안정성이 검증된 리튬전지 탑재는 잠항 시간과 최대 속력 항해 시간을 증대시켜 작전 간 노출 위험을 감소시켰다. 더불어, 함내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다양한 저감 기법 적용으로 수중 방사 소음이 감소하여 은밀성이 대폭 강화되었다. 이는 현대 잠수함의 핵심 경쟁력인 은밀 작전 수행 능력에 있어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비상 상황 발생 시에도 함정 기동이 가능하도록 보조추진기를 탑재한 점은 생존성을 더욱 높이는 요소이다.

이와 더불어 장영실함은 국내 기술로 생산된 장비 탑재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는 잠수함의 안정적인 운용을 도울 뿐만 아니라, K-방산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장영실함이 “K-방산의 첨단 과학기술 집약체”임을 강조하며, 이번 진수식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역시 장영실함이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이라는 대한민국 해군의 목표를 실현하는 핵심 전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로 평가받는 장영실의 이름을 딴 이 함정은, 2019년 건조 계약 체결 이후 2021년 착공식, 2023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결실을 맺었다. 장영실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7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되어 대한민국의 해양 안보 수호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세대 잠수함 기술의 발전은 동종 업계의 기술 개발 경쟁을 촉진하고, K-잠수함이 세계 안보 평화를 선도하는 핵심 전략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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