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국가 간 협력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150조 원(1천억 달러 이상) 규모의 ‘실질적 경제동맹’을 출범시키며 미래 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는 개별적인 경제 협력을 넘어, 양국이 가진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괄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이번 한-UAE 정상회담(2025.11.18.)에서 발표된 주요 협력 분야는 AI, 방산, 에너지, 그리고 K-컬처로, 각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며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AI 협력 강화에는 200억 달러 규모가 투자될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AI 기반의 대전환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공급망에서의 양국 협력 확대도 포함된다. 특히 UAE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초기 투자 규모만 약 3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 건설 등 프로젝트 인프라 구축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열렸다. 또한, 원자력 신기술, 원전 AI 기술 연구,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 협력 등은 한국의 원전 기술력과 UAE의 에너지 자원을 결합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 및 에너지 협력 강화에도 15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기존의 수출·구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 추진 등 완성형 가치 사슬 협력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150억 달러 수주 가능성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바라카 원전 모델’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선다. UAE는 LNG, LPG, 암모니아 등 한국과의 구체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는 ‘바라카 원전(200억 달러 규모)’을 뛰어넘는 후속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재생에너지, 스마트 플랜트 등을 포함한 ‘차세대 통합형 해외사업 모델’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K-컬처 협력 강화는 약 704억 달러(시장가치 환산 시) 규모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한국 문화 산업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다. UAE는 한국의 K-컬처 관련 미래 산업, 기술, 문화, 인재, 투자 그리고 시장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구현하는 ‘전주기 플랫폼’인 ‘K-City’ 조성을 한국과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중동, 아프리카, 유럽을 타깃으로 하는 ‘공동 기술·서비스 수출 거점’으로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중동 지역 K-컬처 시장 가치는 2025년 약 441억 달러에서 2030년 약 704억 달러로 전망되며, 이는 한국에 대한 UAE의 ‘300억 달러 규모 투자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한-UAE 간의 포괄적인 경제 협력은 단순히 개별 사업의 성사를 넘어, 양국이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합의된 사항들이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성과로 구현된다면,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하며 산업 전반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