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필리핀과 '구독경제' 모델 구축...전략적 파트너십으로 ESG 가치 확장하다K-방산, 필리핀과 '구독경제' 모델 구축...전략적 파트너십으로 ESG 가치 확장하다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이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포괄적 협력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양성, 지속적인 유지보수 지원 등을 포함하는 ‘방산 구독 경제’ 모델이 국가 안보와 경제 협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방위산업은 필리핀과의 심화된 협력을 통해 단순한 무기 공급을 넘어선 새로운 전략적 지평을 열고 있다.

필리핀이 한국의 최신형 호위함 2척을 8,500억 원 규모로 추가 도입하기로 한 결정은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 모델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계약은 필리핀 해군의 현대화 계획 ‘Horizon 3’의 핵심 사업으로, 2029년까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200톤급 최신형 호위함이 인도될 예정이다. 이는 필리핀이 FA-50 경공격기와 다수의 함정을 연이어 도입하며 한국산 무기를 주력으로 채택해온 배경 위에 구축된 장기적 신뢰 관계의 결과다.

이러한 ‘구독 국가’ 모델의 성공은 정부와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이 핵심 전략으로 작용한다. 2009년 체결된 ‘한-필 특정 방산물자 조달을 위한 시행약정’은 한국 기업과 필리핀 국방부 간 수의계약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우리 정부는 고위급 면담, 방산군수공동위, 정상회담 등을 통해 사업 성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지난해 APEC 계기 한-필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방산 협력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지속적인 안보 파트너십을 약속하며 사업 추진에 강력한 힘을 실었다.

기업 차원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1차 사업에서 인도한 호위함의 뛰어난 성능 입증과 함께 신속한 유지보수·정비·운영(MRO) 지원 능력을 현지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이는 단순한 함정 수출을 넘어 후속 군수지원과 교육훈련을 통한 현지 인력 양성 등 포괄적인 협력을 지속한 결과다. 이러한 노력은 필리핀 해군의 두터운 신뢰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K-방산의 전략적 접근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첫째, 사회(Social) 측면에서 현지 인력 양성 및 기술 이전은 단순한 상품 공급을 넘어선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이는 필리핀의 국방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현지 고용 창출, 기술 숙련도 향상에 기여하여 장기적인 동반 성장 관계를 구축한다. 한국 기업의 책임 있는 비즈니스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양국 정부 간의 제도적 합의와 고위급 협력을 통한 투명한 계약 및 이행 절차는 비즈니스 신뢰도를 높인다. 이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며, 윤리적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수주는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한 무기 공급자를 넘어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이자 동반 성장 주체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필리핀과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K-방산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나아가 함정 분야의 협력을 기반으로 유도무기, 우주 분야 등 다양한 방산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양국 간의 포괄적인 안보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의 청사진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