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단순히 항공사 간의 합병을 넘어선 복합적인 경영 전략의 시험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구조적 시정조치, 즉 독과점 노선에 대한 대체 항공사 선정은 표면적으로는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 경영의 깊은 함의가 담겨 있다. 국토교통부와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항공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증대하는 동시에, 대한항공에는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부여한다.
이번 대체 항공사 선정은 ▲국제선 인천-시애틀 노선 알래스카항공 ▲인천-호놀룰루 노선 에어프레미아 ▲인천-자카르타 노선 티웨이항공 ▲국내선 김포-제주 노선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파라타항공 등 총 7개 노선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는 대한항공이 독점적 지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포기하고, 시장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해야 함을 의미한다. 기업결합으로 인한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고 새로운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경쟁(Competition)’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단지 규제 준수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대한항공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단순한 비용이 아닌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다.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대한항공은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나 ‘책임 있는 기업(Responsible Enterprise)’으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는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기업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시장 경쟁 촉진은 궁극적으로 항공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며, 이는 고객 만족도 제고라는 사회적(Social)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
대체 항공사들의 시장 진입은 올해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는 항공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소비자들에게는 더 넓은 선택권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단순한 시장 지배력을 넘어선 서비스 혁신과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규제 준수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ESG 경영의 실천은 기업의 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는 핵심 전략이 된다. 이번 대체 항공사 선정은 대한항공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ESG 시대에 걸맞은 기업 시민으로 거듭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