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핵심광물 재무장관회의는 단순한 논의의 장을 넘어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전략적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G7 및 주요국들이 참여한 이번 회의는 핵심광물 공급망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영 전략적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디커플링(decoupling)’보다는 ‘디리스킹(derisking)’을 강조하며, 공급망 회복탄력성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과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공급망 전반에서 위험 요소를 다변화하고 분산시키려는 실용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완전히 단절하기보다는 협력적 위험 분산을 통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기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 경영에 있어 공급처 다변화, 재고 관리 효율화, 그리고 기술 협력을 통한 대안 마련이 더욱 중요해지는 흐름을 반영한다.
한국의 구윤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핵심광물 정제 및 가공 분야의 뛰어난 역량을 소개하며 글로벌 가치사슬 연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원자재 확보 경쟁 심화 속에서 ‘핵심광물 재자원화’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미래형 순환 경제 구축 및 자원 안보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적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일시적인 수급 문제 해결을 넘어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 모델을 구축하려는 ESG 경영 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캐나다, 호주 등 자원 부국들이 한국과의 정·제련 및 재자원화 관련 기술 협력을 강력히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국이 핵심광물 원천 기술 부재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가공 및 재활용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보했음을 입증한다. 단순한 수요처를 넘어 기술적 비교우위를 통한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주체로 부상한 것이다.
이번 회의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가 더 이상 각국 기업의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협력과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나아가 한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공급망 안정화 기여라는 새로운 전략적 포지셔닝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기회를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