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재무 성과나 환경 보호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보호하고, 공격 발생 시 신속하게 정상화하는 능력, 즉 데이터 복원력이 ESG 경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의 보안 전략이 외부 공격을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후 비즈니스를 연속적으로 운영하는 회복탄력성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가 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기업의 데이터 보호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랜섬웨어와 같은 치명적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단순 백업을 넘어선 고도화된 기술을 도입하는 추세다. 네트워크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저장 공간을 의미하는 에어 갭, 데이터의 위변조를 원천 차단하는 불변성, 그리고 AI를 활용해 삭제 시점을 통제하는 리텐션 타임락 같은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단순한 IT 솔루션 도입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데이터 복원력 강화는 ESG의 사회적 책임(S)과 지배구조(G)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고객 데이터 유출이나 시스템 마비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신뢰도 하락을 유발한다. 따라서 견고한 데이터 복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고객과 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 있는 약속을 이행하는 행위다. 또한, 이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사이버 리스크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지를 보여주는 투명한 지배구조의 증거가 된다.
결론적으로 데이터 복원력은 더 이상 기술 부서만의 과제가 아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 능력을 평가할 때 사이버 대응 체계를 비중 있게 살피기 시작했다. 앞으로 데이터 보호 및 복구 능력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필수적인 ESG 경영 지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장기적인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