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사회 전반에 걸쳐 인문학 교육과 문화 향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더욱 접근성 높은 방식으로 인문학을 접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전국 각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전통적인 도서관뿐만 아니라 지역의 독립 서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며 문화 확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인근에 위치한 독립 서점 ‘가가77페이지’는 이러한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 문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가77페이지’에서는 현재 ‘2025 길 위의 인문학’의 일환으로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7월 21일(월)부터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상명 대표는 “인문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의 밭과 이해를 할 수 있는 마음의 밭을 넓히는 것에 있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인문학적 주제들을 친숙한 영화를 통해 풀어내고, 영화와 관련된 철학, 문학 서적들을 깊이 있게 다루는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특히, 12세 이상(일부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영화를 선정하여 수강 대상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로 보는 인문학> 프로그램은 이지혜 영화평론가와 이인 작가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첫 회차에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상영한 후 자아 탐구와 교육의 본질을 주제로 심도 깊은 강연과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영화를 통해 받은 감상을 활동지에 기록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참가자들이 영화 속 메시지를 자신의 삶에 비추어 성찰하고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과 같은 문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돕는다. 이상명 대표는 “매주 월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며, ‘길 위의 인문학’ 참여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전했다. 이는 ‘우리 동네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라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의 표어와도 맞닿아 있으며,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인문학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가77페이지의 이상명 대표는 현재 동네 책방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문화를 담고 즐기며 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오히려 인문학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고 강조하며, 인문학적 사고가 AI에 접목될 때 효율성과 합리성을 넘어 도덕적인 사고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그램 참여자인 박근주 씨 역시 “단순히 영화와 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속에 담긴 인문학적 사유를 삶에 연결해보고 싶었다”며, 이러한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이처럼 동네 책방에 활력을 불어넣고, 책과 현장, 사람이 만나는 새로운 독서 문화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인문학을 통해 나와 세상을 이해하고 삶과 공동체를 위한 지혜와 통찰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