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사즉생’ 각오로 추진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여 최대 370만 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회사별 사업재편 계획 제출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석화업계가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 설비 증설, 고부가 전환이라는 주요 문제들을 외면해 온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구 부총리는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라며 “석유화학산업이 직면한 문제는 명약관화하지만 국내 업계가 그동안 문제를 외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음에도 국내 석화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고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위기 극복의 해답은 과잉설비 감축과 근본적 경쟁력 제고이며 ‘버티면 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으로는 당면한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사즉생의 각오”를 주문했다. 그는 “사업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은 향후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개편의 핵심은 2024년 연말까지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토대로 구속력 있는 사업재편과 경쟁력 강화 계획을 연말이 아니라 당장 다음 달이라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신속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기업과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재편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업계와 밀착 소통하고 금융위원회는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재무상황과 자구노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업계가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도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적기에 마련해 지원하되, 사업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은 향후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다행히 우리에게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조선업이라는 좋은 선례가 있다”며 “조선업의 고강도 자구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결정적인 기여를 한 만큼 석유화학산업도 고통스럽겠지만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민관이 합심해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업계가 뼈를 깎는 각오로 사업재편에 나서면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며 “앞으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사업재편 진행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기획재정부 산업경제과(044-215-4530), 산업통상자원부 화학산업팀(044-203-4930), 금융위원회 기업구조개선과(02-2100-2920),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정책과(044-200-4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