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단순한 설비 사고를 넘어,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공공 정보시스템의 복원력과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대에 올렸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는 시대에, 정보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과 신속한 복구는 국민 생활의 편의성과 행정 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화재로 인한 시스템 장애와 그 복구 과정은 향후 유사한 상황 발생 시 업계 전반의 대비를 위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6시 기준으로 집계된 복구 현황에 따르면, 총 260개 시스템, 즉 36.7%가 복구 완료되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1등급 시스템의 75%와 2등급 시스템의 51.5%가 정상화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등급 시스템인 우편정보 ePOST 쇼핑(우체국 쇼핑)과 차세대종합쇼핑몰(나라장터 쇼핑몰)의 복구는 국민들이 온라인으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물품을 더욱 편리하게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빠르게 되찾았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시스템의 복구로 인해 전자바우처 결제, 지방자치단체의 예탁금 납부, 이용자 본인부담금 납부 등 필수적인 서비스들도 다시 정상적으로 제공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공공 서비스의 중단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행정안전부는 13일 윤호중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1차 회의를 개최하여 시스템 장애 복구 현황 및 구체적인 복구 방안, 그리고 정보시스템 장애 관련 민원 처리 실태를 면밀히 점검했다. 중대본은 대국민 주요 서비스와 업무 등급에 따른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단 기간 내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는 복구 방식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화재와 분진 피해가 심각한 7-1 전산실 등의 시스템은 데이터 복구 이후 대전센터 또는 대구센터에 신규 장비를 도입하여 복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화재 및 분진 영향이 비교적 적은 전산실은 중요도에 따라 신속하게 시스템을 복구하는 한편, 7-1 전산실 등과 관련된 시스템은 백업 또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시스템별 여건에 맞는 복구 방안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복구 전략은 유사한 위기 상황 발생 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공 정보 시스템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기존 700여 명의 복구 인력 외에 제조사 복구 인력까지 투입하며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중대본은 정보시스템 장애로 인한 불편 민원 처리 상황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화재 발생 다음 날인 9월 30일 2700여 건에 달했던 장애 관련 콜센터 상담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 일일 300건 내외로 집계되고 있으며, 주요 상담 내용은 시스템 장애로 인한 생활 불편, 대체 시스템 신청 방법, 기한 연장 등이다. 이에 각 기관은 대체 시스템 및 서비스를 적극 마련하여 국민과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호중 장관은 “정부는 시스템별 상황에 맞는 세부 복구 방안을 수립·추진하여 중요 서비스부터 신속히 정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연일 밤낮으로 복구에 매달리고 있는 정부·공공기관과 민간업체 직원이 신체적·정신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근무 환경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화재 복구 사례는 디지털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 공공 정보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와 재난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복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향후 유사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