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게 바다는 오랜 역사 속 삶의 터전이자 문명의 통로였으며, 수산업, 해운물류, 관광산업은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기후변화, 해양오염, 해수면 상승 등 복합적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바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단순한 교양을 넘어 미래를 대비하는 필수적인 지식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K-오션MOOC(한국형 온라인 해양 공개강좌)’가 국민의 해양 문해력을 높이는 공공 교육 인프라로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K-오션MOOC는 해양수산부의 정책 방향과 사업 기획 하에 산하 기관인 한국해양재단이 플랫폼 운영 및 강좌 개발·관리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모델이다. 이는 누구나 무료로 바다의 역사, 과학, 산업, 문화, 진로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 공간으로, 특히 2025년 들어 플랫폼 개편과 강좌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 해양 안보, 탄소 중립과 같은 국제적 의제가 해양을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해양수산부의 정책 전환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온라인 학습의 필요성이 증대된 결과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발맞춰 신규 강좌를 대폭 확대하고 모바일 자막, 교안 다운로드, 재생속도 조절 등 학습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국민이 해양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평생학습 채널로서의 도약을 이뤘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 디지털 전환 정책과 맥을 같이하며, ‘바다를 국민의 일상 속 교과서로 만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회원가입 후 「해양 네트워크의 발전과 해양의 미래」(주경철 교수) 강의를 수강한 경험은 K-오션MOOC의 강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회원가입부터 수료까지의 과정은 단순하고 직관적이었으며, 강의 종료 후에는 자동으로 디지털 수료증이 발급되었다. 특히 해당 강의는 19세기 세계화 속 기술 발전이 해운 혁신을 이끌었고, 제국주의 팽창이 바다를 ‘기회의 공간’에서 ‘패권의 전장’으로 변화시켰던 역사를 인문학적 깊이로 탐구하며, 주경철 교수의 “바다는 인류의 연결이자 갈등의 무대였다”는 통찰은 과거의 제해권 경쟁을 성찰하고 오늘날 ‘공존의 바다’를 모색하게 했다.
K-오션MOOC의 진정한 가치는 이러한 역사 강좌뿐만 아니라, 과학,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강좌 구성에 있다. 「인류 생존의 열쇠, 극지 연구 이야기」(이원영 박사)는 기후 위기 속 해양의 역할을 극지 연구를 통해 조명하며 해양 과학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하고, 「바다를 지키는 플라스틱 재활용」(김정빈 연구원)은 해양 쓰레기 문제를 ESG 실천 사례로 풀어내며 환경 보호가 생활 속 행동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수산 식품 명인이 들려주는 멸치액젓 이야기」(김헌목 명인)는 전통 수산 식품의 과학적 원리와 지역 공동체의 지혜를 결합하여 바다와 생활의 밀접한 연결고리를 보여주며, 「제주 해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이유정 연구자)는 바다를 삶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처럼 K-오션MOOC는 과학, 예술, 산업, 역사, 지역,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바다’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며, 국민이 바다를 다각도로 읽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 학습 플랫폼으로서 K-오션MOOC의 의미는 더욱 크다. 이는 국민과 정책을 잇는 소통 플랫폼으로서, 국민이 온라인을 통해 해양 지식과 환경, 산업, 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때 정부의 해양 정책은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뿌리내릴 수 있다. 또한, 해양 교육의 지역적 불균형을 완화하여 대한민국 어디에서든, 심지어 해외 체류 중에도 동등한 수준의 강의를 접할 수 있게 한다. 특히 강의 주제들이 해양 쓰레기 저감, 해양 탄소 중립, 수산 자원 보전 등 정부의 핵심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청년층에게는 해양 진로 탐색의 기회를, 일반 국민에게는 국가 전략의 맥락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기후변화 시대, 바다를 이해하는 것이 곧 미래를 준비하는 일임을 고려할 때, K-오션MOOC는 공공 해양 교육의 보편적 진입로로서 해양 문해력, 진로 탐색, 정책 체감도를 동시에 높이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