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표준화의 핵심 축인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술이사회(TMB)에서 한국의 연임 성공은 단순한 긍정적 소식을 넘어, 미래 기술 선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표준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특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에서 국제적 합의를 통한 표준화가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이번 연임은 한국이 글로벌 기술 정책 결정 과정에 더욱 깊숙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ISO 총회에서 한국이 기술이사회(TMB) 연임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28년까지 기술이사국으로서 ISO의 기술정책 결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TMB는 ISO의 신규 표준위원회 설립·해산, 표준위원회 간 업무 조정, 의장국 임명 등 ISO의 표준 활동을 실질적으로 조정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다. 이러한 중요한 기구에 한국이 연임되었다는 것은 한국의 국제 표준화 역량이 국제사회로부터 다시 한번 인정받았음을 시사한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은 단순히 연임에 성공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은 ‘GPS 기반 개인 위치 서비스 기술’ 분야 표준위원회 설립을 제안하고, ISO 회원국의 지지를 요청하는 워크숍을 주관하며 개최했다. 이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표준을 선점하려는 한국의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캐나다·이탈리아 등 주요국 표준화기관과 협력 MOU를 체결하고, 오는 12월 개최될 ‘국제 AI 표준 서밋’에 주요 인사들의 참여를 요청한 것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표준화 역량을 증대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이번 ISO 기술이사국 연임을 계기로 “국제표준화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국제표준화기구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국제사회가 신뢰하는 표준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이 단순히 국제 표준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국제 표준을 선도하고 새로운 기술 규범을 만들어나가는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다. 이번 연임과 적극적인 주도 활동은 동종 업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기술 표준화 논의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한국의 기술 리더십을 벤치마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