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 지형을 가늠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 탄력성과 함께 한국 경제의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지속된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 주체들이 보여준 적응력과 국제적인 무역 환경의 일부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가 잠재 성장 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IMF는 전반적인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보다 0.2%p 상향한 3.2%로 예측했으며, 내년에는 3.1%로 전망을 유지했다. 이러한 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인하 및 유예 조치로 인한 불확실성 완화, 경제 주체들의 양호한 적응력, 그리고 달러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재고 조정과 무역 경로의 재편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가속화하며 경제 활동에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IMF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기존 7월 전망치보다 0.1%p 높은 0.9%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올해보다 대폭 높은 1.8%로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잠재 수준의 정상 성장 궤도로 복귀할 것이라는 IMF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국내 경제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더 넓게 보면, 한국을 포함한 41개 선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0.1%p 상향된 1.6%로 수정되었으며, 내년에도 동일한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관세 인하, 감세 법안 통과, 금융 여건 완화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0.1%p 상향된 각각 2.0%, 2.1%로 조정되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세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흥개도국 그룹 역시 올해 성장률이 0.1%p 높아진 4.2%로 전망되는 등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감지된다.
IMF는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올해 4.2%, 내년 3.7%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운영에 다소 여유를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MF는 세계 경제의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강조한다. 주요 하방 요인으로는 무역 불확실성의 잔존, 이민 제한 정책으로 인한 생산성 악화, 재정 및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 그리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 등이 제시되었다. 반면, 무역 갈등 완화, 각국의 구조 개혁 노력 가속화, AI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은 세계 경제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은 한국 경제 역시 대내외적인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