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디지털화되는 금융 환경 속에서 현금의 역할은 축소되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정성’과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담는 데 현금만큼 효과적인 수단은 드물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과 지역 간 금융 접근성 격차가 심화되면서, 직접적인 현금 전달 서비스의 중요성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금융 거래를 넘어,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사회적 약자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이 겪었던 8년 전의 경험은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의 실질적인 효용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남편이 출근길에 지갑을 두고 왔던 긴급 상황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근무지로 지갑을 직접 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당시에는 휴대폰 결제 시스템도 보편화되지 않아 지갑 없이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주무관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떠올렸다. 비록 신분증 확인이 필요한 서비스이지만, 배달하는 집배원 본인에게 직접 현금을 보내는 방식이었기에 신분증 없이도 긴급하게 필요한 현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10만 원의 현금과 함께 “긴급상황 발생. 신랑이 지갑을 두고 갔어요. 살려주세요”라는 유머러스한 메모를 덧붙여 보낸 이 서비스는, 남편에게 무사히 전달되어 위기를 넘기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금융 창구 담당자의 웃음을 자아내며 훈훈함을 더했다. 이 사례는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현재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첫째, 계좌이체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정성’을 표현하고자 할 때 이 서비스가 빛을 발한다. 바쁜 일정으로 경조사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울 경우, 계좌이체로 경조금을 보내는 것보다 경조금과 함께 카드를 배달하는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때 ‘현금배달’ 옵션을 선택하면, 직접 전달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둘째, 은행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이나 농어촌 지역 주민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매월 직접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드리고 싶을 때, 2018년부터 시행된 ‘부모님 용돈 배달서비스’를 통해 한 번의 약정으로 매월 지정된 날짜에 편리하게 현금을 전달할 수 있다. 이는 금융 소외 계층에게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셋째,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복지 정책과 결합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우정사업본부는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배부하는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 방문이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및 장애인 등 금융 지원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계층의 불편을 크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과 같이 특별한 날, 계좌이체 대신 현금으로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또한, 금융 소외 계층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 복지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기여하며, 우리 사회의 따뜻하고 포용적인 금융 환경 조성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의 지속적인 발전과 활용은 ‘정성’과 ‘편리함’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