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싱글 노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 변화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서 개인의 삶의 질과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00세 시대를 맞아 독거노인이 증가하는 추세는 이미 예견되었으나,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은 사회 전반의 시급한 대응을 촉구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노인 인구의 18.4%였던 싱글 노인은 2024년 21.9%로 증가하며 10년 만에 약 1.9배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더욱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더욱이,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는 2036년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이 현재 일본 수준인 30%를 넘어서고, 2045년에는 3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싱글 노인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싱글 노인이 되는 주된 원인으로는 배우자와의 사별, 중년 또는 황혼 이혼 후 재혼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아온 생애 미혼 등이 꼽힌다. 이러한 현실은 더 이상 ‘나만은 예외’라는 생각으로 지나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누구라도 언젠가는 싱글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들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의 경우,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를 포함한 전국 평균 1인 가구 비율이 57%에 달하며, 수도 스톡홀름은 60%에 이른다. 이는 2023년 현재 한국의 1인 가구 비율 35.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높은 1인 가구 비율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행복한 삶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혼자 사는 노후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돈’, ‘건강’, ‘외로움’이라는 노후의 3대 불안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경제적 불안 해소를 위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되는 3층 연금 시스템을 현역 시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연금만으로 부족할 경우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남편 사망 시 배우자가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아내에게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으며,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한 의료실비보험 역시 필수적이다.
경제적 준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고독력’, 즉 외로움에 견디는 능력 함양이다. 아무리 노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더라도 ‘고독’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고독력 함양은 단순히 고립된 생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영위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이와 관련하여 주거 형태의 변화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웃만한 복지 시설이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노부부나 사별 후 홀로 사는 노인들이 18~20평의 소형평수 주거 형태를 선호하며, 이러한 주거지에서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 활동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 이는 아직도 대형이나 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한국의 노년 세대가 참고할 만한 중요한 사례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의 72%(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78%)가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노후 생활비 준비 방식 또한 남편 중심에서 아내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여성의 경우 혼자 살게 되는 기간이 남성보다 훨씬 길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아내가 홀로 남겨질 경우를 대비한 연금 및 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가족 해체와 함께 가족 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에서는 한 건물 안에 3대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개축 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대형 주택에 홀로 사는 노인들이 젊은 세대와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그룹 리빙, 공유 경제 등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 사례들은 한국 사회가 싱글 노인 문제에 대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귀중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강창희 행복100세 자산관리연구회 대표는 대우증권 상무, 현대투신운용 대표, 미래에셋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특히 대우증권 도쿄사무소장 시절 일본의 고령화 문제를 직접 접하며 노후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품격 있는 노후를 위한 다양한 설계 방법론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