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정상회담은 개별적인 사건을 넘어, 국제 사회의 주요 흐름인 ‘미래지향적 동맹 강화’와 ‘지역 안보 불안 해소’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국가 간의 견고한 신뢰 구축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신뢰하며, 한반도 평화와 미래지향적인 상호협력을 격의 없이 논의할 대상으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일부에서 제기되었던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긍정적인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과거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대한 ‘백악관 당국자’의 답변이나, 관세 협상 타결 이후에도 미국이 계속 수정을 요구하며 한국의 안보 취약성을 활용해 압박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 결과는 더욱 극적인 반전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세 시간 전에 올렸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 등으로 인해 회담 실패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이재명 정부는 국익을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 그리고 외교적 지혜를 총동원하여 이러한 난관을 극복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동맹 현대화’라는 민감한 의제에 대해서도 한국의 국익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미국이 북한 방어 목적이었던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한국의 국방비 인상 및 방위비 폭증, 주한미군 규모 축소 등을 시사하며 압박했던 상황을 고려할 때,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 불가 선언과 더불어 한국군의 인공지능(AI) 첨단 정예군화, 북한 감시·정찰 능력 향상, 대량 드론 및 정밀 타격 능력 확보 등 자강력 증강을 통해 국방비 인상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며 미국의 다른 요구는 유예시킨 것은 탁월한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의전 홀대, 동맹 현대화 구체적 내용 결여, 공식 발표문 부재 등 일부에서 제기된 논란에 대해서도, ‘공식 실무방문’이라는 성격과 블레어하우스의 정기 보수공사 등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며, 실용 외교의 기조 속에서 회담 내용을 중요시하는 정부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히 개별적인 외교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경제 통상 문제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한 일부 진전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스마트한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직접 받는 등 정상 간의 개인적인 신뢰가 구축된 것은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협력의 튼튼한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로는 관세 협상, 자동차 관세 하향 시행, 품목 관세에서의 최혜국 대우 보장, 그리고 조선, 원자력, 방산, 첨단 기술 협력의 지속적인 발전 등이 있다.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러 협력 강화 가능성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여 한·중 및 한·러 관계 정상화, 전략적 동반자 관계 회복, 양 강대국의 한반도 평화 지지 유도, 남북 관계 정상화 추진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 회복 및 정착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전보다 배가된 노력을 통해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균형 외교를 구사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회복과 번영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27년 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문제, 남북관계, 한미동맹, 한러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안보와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 구축 및 평화통일을 위해 화해와 공동번영 및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외교를 주창해왔다.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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