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디지털 전환의 물결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취미 생활 방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누구나 즐겼던 취미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날로그 감성의 정수를 담고 있는 ‘우표 수집’이 새로운 조명을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우정사업본부가 협력하여 발행하는 기념우표는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지역 고유의 문화와 가치를 알리는 강력한 홍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우표의 매력과 그 가치를 재확인하는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은 초등학교 시절 우표로 책받침을 만들었던 경험을 회고하며, 1990년대 우표 수집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대중적인 취미였음을 상기시킨다. 당시 기념우표 발행일에는 새벽부터 우체국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등 그 인기가 대단했다는 증언은, 오늘날 캐릭터 스티커 모으기 열풍과 비견될 만한 사회적 현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시대의 변화로 손편지가 줄어들고 우표를 접할 기회가 줄었지만, 우표 수집은 여전히 작은 부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다채로운 디자인의 기념우표 발행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취미로 남아있다. 국내 우표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낄 경우 해외 우표로 시야를 넓히면 얼마든지 확장 가능한 수집의 세계가 펼쳐진다.
우표는 크게 우편요금 납부를 주목적으로 발행량이 정해지지 않은 ‘보통우표’와 특정 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되며 희소성을 지닌 ‘기념우표’로 나뉜다. 대한민국 기념우표는 우정사업본부의 고시에 따라 매년 국내외 주요 행사, 인물, 자연,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여 연간 약 10~20회 발행된다. 2025년에는 총 21종의 발행이 계획되어 있으며, 최근 5월 8일에는 가정의 달을 기념하는 ‘사랑스러운 아기’ 우표가 발행되어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지방 우정청, 우체국, 지방자치단체 등이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하는 기념우표는 지역의 특색을 담아내며 산업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강원지방우정청과 강원일보사가 협업하여 발행한 우표첩 ‘찬란한 강원의 어제와 오늘’은 강원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소중한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념우표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지난해 태백우체국에서 발행한 ‘별빛 가득한 태백 은하수 기념우표’와 올해 4월 양구군에서 발행한 ‘양구 9경 선정 기념우표’는 강원의 청정한 아름다움을 담아내 지자체 홍보 수단으로서의 역할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높은 평가를 얻었다.
이처럼 우표는 다층적인 매력과 산업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위상을 잃어버린 현재 상황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이 말한 것처럼, 한때 모두의 즐거움이었던 우표가 다시금 현대 사회 속에서 누군가의 즐거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우표 수집이라는 아날로그 취미가 가진 문화적, 산업적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관련 업계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