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감이 확산되고 개인들의 고립감이 심화되면서, 공동체 문화 약화라는 시대적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단절을 극복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의도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서, ‘온기나눔 캠페인’과 같은 사회적 실천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 간의 체온처럼 따뜻한 기운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 해결의 에너지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은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위한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단순히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을 넘어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사람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볼런투어(Voluntour)’가 새로운 여행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볼런투어는 기존의 장소 중심 관광에서 벗어나, 여행자와 지역 주민 간의 깊이 있는 상호작용과 교류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여행 형태다. 1990년대 초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몇 개 나라를 다녀왔는가’가 중요했던 여행의 관심사는, 이제 ‘어떤 새로운 경험과 발견이 있었는가’, 즉 ‘어디를 갔느냐’보다 ‘그곳에서 무엇을 했고, 어떻게 연결되었는가’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여행문화의 변화는 곧 개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볼런투어’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볼런투어는 여행지의 선택부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장소, 재난 피해 지역, 혹은 문화유산 보존 지역 등을 방문하여 지역에 대한 배려와 긍정적인 영향을 전제로 기획된다. 특히, 이러한 볼런투어에서는 여행지에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여행자와 지역 주민 간의 단순한 만남을 넘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공진화(co-evolution)’의 과정을 거치며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산불 피해와 같은 재난은 특정 지역의 고령화, 저출생과 같은 인구 위기와 맞물려 우리 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들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사람 간의 온기를 나누고 서로를 연결하는 만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산불 피해 지역의 응급 복구 이후, 지역 주민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서로의 온기를 전하는 ‘재난 회복 여행’으로서 볼런투어를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덕군에서는 볼런투어 참가자들이 진달래를 심는 공원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 사회 재생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온기나눔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안되는 볼런투어는 멀어진 지역과 지역, 개인과 개인을 다시 연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온기나눔 여행’은 사회적 연결망을 복원하고 공동체 문화를 강화하는 중요한 실천 사례로서, ESG 경영 확산이라는 거시적인 트렌드 속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긍정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