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편리함이 극대화되었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온기와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 속에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금전 전달을 넘어, 정서적 교감과 사회적 약자 지원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계좌이체 대신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서비스가 주목받으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신청인이 지정한 수신자에게 우체국 집배원이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계좌이체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정성’을 담고자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경조사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 하는 경우다. 모바일로 경조사를 알리는 것이 일반화되었지만,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좌이체만으로는 다소 섭섭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 경조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전달하는 ‘경조금 배달 서비스’에서 ‘현금배달’을 선택하면, 직접 전달하는 듯한 마음을 표현하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서비스는 고령자나 은행 점포가 부족한 지역 거주자에게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하며 포용적 복지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방문하기 어려운 고령층이나, 시외 지역에 거주하여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모님께 매월 용돈을 현금으로 전달하는 ‘부모님 용돈 배달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매번 별도의 신청 절차가 필요했지만, 2018년부터 시행된 ‘부모님 용돈 배달서비스’는 한 번의 약정으로 매월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금액을 현금으로 배달할 수 있어 이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현금배달 서비스의 활용은 복지 정책 전달 체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12일, 경남 4개 지역(산청, 함양, 거창, 합천군)의 지방자치단체가 배부하는 지원금을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 기관 접근이 어려운 주민,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및 장애인 등 금융 소외 계층의 지원금 수령 편의를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우 강원지방우정청 주무관의 경험은 이러한 현금배달 서비스의 실질적인 효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8년 전, 근무지로 향하던 남편이 지갑을 통째로 두고 간 긴급 상황에서, 그는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10만 원을 남편에게 긴급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당시 결제 앱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 서비스는 남편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아주었다. 이는 개별 사례를 넘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금전 지원 수단으로서 현금배달 서비스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우체국 현금배달 서비스는 단순한 금융 거래 수단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희소해진 ‘사람의 손’을 통한 정서적 교감과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복지 전달 체계로서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가정의 달, 부모님께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것은 숫자만으로 이루어진 계좌 이체보다 훨씬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