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소버린 AI’ 구축 및 초지능(AGI, ASI) 구현을 향한 국가적 역량 강화 움직임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미래 사회의 패권을 결정할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수백만 장 이상의 GPU를 갖춘 초대형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AI 모델의 발전이 몇 개월 단위로 선두가 바뀌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대한민국 역시 AI 분야에서의 의미 있는 역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의 발언은 현재의 AI 기술 발전 양상을 넘어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현재는 AI 반도체와 같은 기반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의 AI 모델 개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면 대한민국은 미래 AI 생태계에서 더욱 유연하고 전략적인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교수, 튜링상 수상자인 얀 르쿤 교수, 요수아 벤지오 교수 등 AI 분야의 석학들이 현재 대규모 사전 학습 중심의 AI 모델 개발 방식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알파고 개발에 기여한 데이비드 실버 역시 인간 데이터 학습 시대의 종료를 선언하며 AI가 직접 세상을 경험하며 학습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현재 AI 발전의 핵심 동력인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는 2017년 등장 이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연구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가 2027년, 오픈AI의 샘 알트먼이 2030년 경 AGI 또는 ASI의 등장을 예측하는 가운데,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 또한 AGI가 가져올 변화를 선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AI 실행 계획을 통해 AI 분야에서의 승리를 선언하며 관련 법제도 정비 및 기술 수출 의지를 명확히 했고, 중국은 국제 협력을 통한 기술 개발을 촉구하며 ‘함께 가는 배’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강대국들의 움직임은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세계 패권 경쟁이 이미 본격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AI 전략은 단순히 현재 기술력 확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상기 대표는 현재의 100조 원에 달하는 AI 국가 전략 실행 자금 중 극히 일부라도 미래 AI 연구에 투자해야 함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현재 기술 숙련 과정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넘어, 연구 과정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지능 연구소에는 AI 전공자뿐만 아니라 철학자, 수학자, 언어학자, 뇌과학자, 물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융합적으로 연구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연구는 지능의 본질을 탐구하고 새로운 AI 모델 및 알고리즘 개발을 촉진할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미래 가능성이 있는 여러 국가의 연구팀을 초빙하여 대한민국의 초지능 연구소에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 결과물을 인류 전체의 공공재로 공유하는 꿈을 꿔볼 수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적인 AI 연구자들을 유치하고, 이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AI 파운드리(데이터 센터)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으로 디지털 지능에 접근하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를 대한민국이 선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AI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