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한 AI 모델 개발을 넘어 초지능(AGI, AS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AI 분야의 저명한 인사들이 인간을 넘어서는 초지능의 등장을 예고하고, 이를 선도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역시 미래 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AI 기술 발전은 대규모 GPU 인프라 구축과 거대 언어 모델의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1백만 장 이상의 GPU를 갖춘 슈퍼클러스트 구축 계획 발표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딥마인드의 제프리 힌턴 교수, 뉴욕대학의 얀 르쿤 교수 등 AI 분야의 선구자들은 이러한 현재 접근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모델과 알고리즘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알파고 개발에 기여한 데이비드 실버는 인간 데이터를 넘어 AI가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며 학습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강조했으며, 이는 AI 기술 발전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한다.

이러한 기술적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은 AI 반도체 기술 확보와 더불어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2027년 또는 2030년경 AGI 또는 ASI의 등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이러한 미래 기술 연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시급성을 말해준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가 AGI의 변화를 언급하며 영국이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이 AI 실행 계획을 통해 AI 분야 승리를 선언하며 동맹국에 기술 수출 의지를 보이는 등, 각국은 AI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제 협력을 촉구하며 자국 중심의 AI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이 전략적 필수불가결성을 확보한다면, 기술 선택의 유연성과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AI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의 AI 모델 개발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면 이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초지능 구현의 시점과 방법은 불확실하지만,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 설립, 오픈AI 출신 일리야 수츠케버의 안전 초지능 회사 설립 등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연구 개발은 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대한민국이 AI 국가 전략 실행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조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면, 이 중 일부라도 진짜 미래 AI 연구에 사용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 AI 인재는 실제 개발 및 숙련 과정에서도 양성되지만, 근본적인 연구 과정에서 창의적인 인재들이 발굴되고 육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지능 연구소에는 AI 전공자뿐만 아니라 철학자, 수학자, 언어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며, 뇌과학자, 물리학자와 같은 융합적 연구가 요구될 수 있다.

대한민국이 AI 파운드리(데이터 센터)를 제공하여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적인 AI 연구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디지털 지능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한다면, 이는 인류 모두의 공공재가 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과감한 투자와 차세대 기술 연구 지원이 이루어질 때, 대한민국은 미래 AI 시대를 선도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1회 졸업생으로 1980년대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 주제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등에서 활동했으며 1999년 벤처포트 설립,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전략대표와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다. 카이스트와 세종대 교수를 거쳐 2011년부터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데이터 경제 포럼 의원, AI챌린지 기획, AI데이터 세트 구축 총괄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는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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