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예술 시장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미술 작품 유통과 홍보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 미술 시장의 활성화와 신진 작가 발굴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제16회 광주국제아트페어(아트:광주)’에서 주목할 만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광주국제아트페어는 호남 최대 미술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지역 미술계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11개국 94개 갤러리가 참여하여 105개 전시 부스에서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 가운데, 특히 광주 지역 갤러리 45곳의 참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이는 지역 미술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방증한다.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과 더불어 청년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가 어우러진 전시는 미술의 다양성과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일본의 세이야 파인 아트 갤러리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스페인의 샹띠에 아트 갤러리가 ‘콜롬비아의 피카소’라 불리는 듀반 로페즈의 작품을 출품한 것은 국제적인 교류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지점이다. 더불어 ‘선화랑’, ‘아트웍스파리서울’, ‘궁동화랑’, ‘예술공간 집’ 등 국내 유수의 갤러리들이 김환기, 김창열, 백남준, 오지호와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역사적 깊이를 더했고, 이이남, 하루K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되어 세대 간 예술적 흐름을 잇는 흥미로운 구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행사는 ‘거장의 숨결’, ‘프로포즈’, ‘라이징 스타’라는 세 가지 특별전을 통해 미술의 세대 간 소통과 예술적 깊이를 조명했다. 여수 출신 손상기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광주 최초로 조명한 ‘거장의 숨결’ 전은 지역 작가에 대한 재조명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지역 컬렉터가 소장한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강용운 등 23인의 작품을 공개한 ‘프로포즈’ 전은 미술 컬렉션의 가치와 다양성을 보여주었으며, 공모를 통해 선정된 손지원, 정송희, 권예솔 등 청년작가들이 참여한 ‘라이징 스타’ 전은 지역 미술의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장으로 기능했다.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역시 확대되어, 컬렉터스 라운지·퍼블릭 라운지 등 휴식 공간을 넓히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부스를 무료로 운영하는 등 시민 친화적인 전시 환경을 조성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VIP 티켓 제도는 전 기간 자유입장, 전용 라운지 이용, 전문 도슨트 투어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여 관람객들이 예술을 더욱 깊이 있게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아트:광주는 예술과 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의 장”이라며, “광주가 예술을 통해 도시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아시아 미술 교류의 중심으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는 개별 행사를 넘어 광주시가 예술을 도시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광주국제아트페어는 전통적인 미술 시장의 틀을 넘어, 지역 예술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이를 국제적인 흐름과 연결하며,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전시 및 소통 방식을 모색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동종 업계의 다른 지역 미술 시장에도 영감을 주며, 향후 미술 시장의 디지털 전환과 지역 예술 활성화라는 두 가지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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