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선선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통일이라는 화두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며, 분단의 현실을 직시하고 통일의 가능성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국민들이 통일 문제를 ‘보고, 느끼는’ 경험을 확대하려는 이번 예산안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통일 정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은 전년 대비 약 20% 이상 증액된 1조 2,378억 원 규모로 편성되었다. 이 중 남북협력기금은 1조 25억 원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인도적 지원, 경제 협력 사업, 문화 교류 및 국민 공감 프로젝트 등 다방면에 걸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체험 사업, 민간 통일운동, 통일 문화 교육 등이 예산안에 새롭게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부가 통일 관련 정책을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체감 가능한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마치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분단의 생생한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통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듯, 정부 예산 역시 국민들이 통일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산은 <인도적 문제 해결>에 약 6,810억 원, <경제협력 기반 조성>에 2,789억 원, <사회문화 교류>에 238억 원, 그리고 <국민 공감 확대>에 351억 원이 배분되었다. <인도적 문제 해결> 분야는 이산가족 지원과 구호 활동에 집중하며, <경제협력 기반 조성>은 교류 협력 보험 및 경제협력 대출 등을 통해 남북 교류 재개 시 활용 가능한 토대를 마련한다. <사회문화 교류>는 남북 간 문화·체육 교류, 민간 교류 사업 등을 소규모로 반영하고 있으며, <국민 공감 확대>는 통일 문화 체험, 민간단체 지원, 사회적 대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다각적인 예산 투입은 통일이 단순히 정치적인 과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민 공감 확대> 예산은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같은 현장 체험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실제로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DMZ 생생누리 방문 시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DMZ 연계할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정부 예산이 국민들이 분단의 현실을 직접 보고 느끼며 통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러한 체험 활동은 ‘가깝지만 먼 나라’로 여겨졌던 북한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하고, 통일이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의 일부임을 실감하게 한다.
2026년 통일부 예산안은 단순히 예산 규모의 증액뿐만 아니라, 국민 참여와 체험을 강조하는 정책 방향 전환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물론, 이러한 예산이 실질적인 정책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집행 가능성, 남북 관계의 흐름, 주민 및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지역 인프라 정비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땅처럼,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통일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정부 예산이 이러한 공간을 지원하는 든든한 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