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각국이 문화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육성하는 가운데, 한국 게임 산업 또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15일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복합 문화 공간인 ‘펍지 성수’를 방문하여 ‘세계 3위의 게임강국으로 레벨업’이라는 주제로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단순한 개별 기업 방문을 넘어 한국 게임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간담회는 대통령이 주재한 첫 번째 게임 산업 현장 방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에 따르면, 간담회는 게임사 대표, 게임 음악 및 번역 전문가, 청년 인디게임사 대표, 게임인재원 학생 등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시작 전 AI 기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를 직접 체험하며 게임의 몰입도와 잠재력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다른 사람의 세계도 볼 수 있는 것이냐”, “이 세계에서 차 하나를 사려면 몇 시간 일해야 되느냐”와 같이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며 게임의 상호작용성과 경제적 측면까지 세심하게 파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들자”는 포부를 밝히며, 문화산업의 핵심 분야로서 게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게임에 대한 인식과 마인드 셋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단순한 오락이 아닌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재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함을 제안했다. 나아가 이러한 지원이 국부 창출과 일자리 마련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게임 산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게임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탄력적 노동시간 운영’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양면이 있다”고 언급하며, 개발자 및 사업자의 요구와 함께 고용된 노동자들이 소모품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여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비공개 토의 시간에는 게임 산업의 현안과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주변국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도 AI 기술을 통해 작은 회사의 창의력을 증대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게임 산업 진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정욱 넥슨 대표는 게임이 전략 품목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혁신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원더포션의 유승현 대표는 작은 규모의 지원이라도 더 많은 인디게임 팀들에게 제공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현실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노동시간 집약적인 작업, 문화콘텐츠 수출에서의 게임 비중, 미래 성장 가능성, 원작 저작권 및 멀티 유즈 가능성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격의 없는 토론을 나눴다. 이러한 논의는 게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충 및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한국 게임 산업이 AI 시대에도 ‘문화 산업 국부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