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동맹’에서 ‘미래 동반자’로, 한미 관계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82일 만에 개최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만남을 넘어, 양국 간의 굳건한 신뢰와 실질적인 협력 증대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과 유대 강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양국 정상 간의 개인적인 신뢰와 유대감 형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개별 사건을 넘어, 국가 간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있어 리더십 간의 ‘케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전 만남이 무산되었던 아쉬움을 뒤로하고 조속히 추진된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외교 선호 성향과 맞물려 양 정상 간의 긍정적인 관계 구축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트럼프 맞춤형 패키지’로 준비된 세심한 선물과 이재명 대통령의 노련한 화법은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고,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의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공감과 지지로 이어졌다.
이러한 정상 간의 신뢰 구축은 ‘코리아 패싱’이라는 오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러브콜’과 ‘피스 메이커’,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통한 협력을 제안하며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지지하며, 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이는 향후 북미 관계 개선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갈등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남북미 협상 2.0’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 및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양국 간 협력 증대’라는 또 다른 주요 목표 달성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한미 경제·통상의 안정화, 한미동맹의 현대화, 그리고 새로운 협력 분야 개척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진전과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었다. 지난달 말 합의된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경제·통상 분야는 이번 회담에서 투자, 구매, 제조업 협력 등 포괄적인 논의를 통해 더욱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었다. 또한, 한미동맹의 현대화 논의 역시 동맹의 발전 방향과 한국의 국방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특히, 조선과 원자력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간 새로운 협력 분야 개척은 구체적인 결실을 맺었다. HD현대와 서버렛스캐피탈 간의 선박 MRO 역량 강화 및 공동 투자펀드 조성 논의, 두산에너빌리티와 엑스에너지 간의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협력 합의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양국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성과는 조선, 원자력뿐만 아니라 항공, LNG, 핵심광물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양국 대통령 비서실장 간 핫라인 구축은 제반 분야에 걸친 협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국가 간 현안을 조기에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이처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성공을 넘어, ‘신뢰 구축’과 ‘협력 증대’라는 두 가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한미 동맹의 미래를 더욱 밝게 비추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적인 대외정책이라는 도전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번 회담에서 보여준 우리 정부의 치밀한 준비와 노련한 대응은 향후 ‘국익중심 실용외교’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대등하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