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개인의 직업적 의미와 사회적 기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생계 유지를 넘어, 자신이 수행하는 일이 갖는 본질적인 가치와 자부심을 추구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직장 내에서 구성원들의 동기 부여와 조직 문화 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인재 유지 및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신영철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장(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직장인 대상 강연에서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러한 맥락을 짚어낸다. 그는 1969년 아폴로 11호 달 착륙 프로젝트 당시, NASA의 한 청소부가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를 단순히 역할 수행을 넘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과정으로 인식할 때 발휘되는 강력한 힘을 강조한다. 이러한 자부심과 주인의식은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군부대 강연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 또한 이러한 ‘가치’ 중심의 인식 변화를 반영한다. 신 교수는 이전에는 시간적, 비용적 비효율성을 이유로 거절했던 군부대 강연을 올해 들어 간절함과 진정성이 담긴 요청에 응하며 여러 차례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인들이 생명이나 안전을 담보로 하는 업무에도 불구하고 높은 보상이 따르지 않음에도 헌신하는 이유를 묻는다. 이는 결국 국가와 사회, 국민으로부터 받는 ‘존경’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정당화하며 동기를 부여함을 시사한다. 그는 미국에서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꼽히는 사례를 들며, 선한 가치를 위한 헌신이 사회적 존경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개인이 자신의 직업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고, 이를 통해 자부심을 느낄 때 조직 전체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단순한 업무 지시를 넘어, 그들의 노력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명확히 인지시키고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는 곧 인재들이 조직에 소속감을 느끼고 장기적으로 기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며, 결과적으로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개인의 ‘멋진 대답’은 더 나은 조직 문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나침반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