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사회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추세다.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넘어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를 사실상 추구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시진핑 주석 지도 하에 ‘중국 우선주의(China First)’ 정책을 펼쳐왔다. 세계 4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며 국익 증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 역시 ‘한국 우선주의(Korea First)’ 정책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실용 외교안보’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실용 외교안보’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대외 전략의 최우선 목표를 국민 권익 증진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이전 정부의 이념 중심 외교가 국제사회를 편 가르고 미국의 이익 증진에만 기여하며, 일본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외교를 펼쳐 남북 관계 단절,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 등 국가 국익을 외면하고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시켰던 행태와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새로운 대외 전략은 이러한 부조리를 시정하고 합리적인 외교를 시행함으로써 대외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익 중심 외교안보를 실현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일상생활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생업에 안심하고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한국 우선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질서를 바로잡고 국민 통합을 이루며, 외교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재 육성, 첨단 기술 개발, 경제력 향상과 더불어 자주 국방의 각오로 자강력을 증진하고,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첨단 장비로 무장한 정예 강군을 육성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킨다’는 정신으로 무장하고, 한미 동맹을 견실히 유지하며 대북 억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는 취지에서 전시작전권을 국군이 행사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그동안 단절되었던 남북 관계를 인내심을 가지고 정상화하여 화해·협력 관계로 재정립하고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는 노력이 병행될 것이다.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가능하다면 호혜적으로 공동 성장하는 평화 경제 구축을 모색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외교 분야에서는 경제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실용 외교를 통해 주변 4강국과의 관계를 최적화하며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모색한다. 또한 세계 질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며, 재외 국민과 동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전방위 실용 외교를 지향한다.
이러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을 현명하게 헤쳐나가야 한다. 군과 검찰의 개혁, 한미 동맹 발전, 자강력 증진, 확고한 국가 안보 태세 구축과 전시작전권 전환 준비가 필요하다.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는 체제 경쟁에서 뒤처진 북한의 입장상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신뢰 구축 조치를 단계적으로 밟아가며 ‘나쁘지 않은 관계’부터 만들어나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북미 대화가 먼저 시작될 경우, 한미 공조를 강화하여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한미 동맹을 건실히 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구축에 대한 주변 강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내 북한이 결국 대화와 화해를 거쳐 호혜적 협력에 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한미 동맹 관계를 대외 전략의 주축으로 유지하며 첨단 기술 및 우주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개선된 자강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동맹 관계 조정 요구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려 할지라도, 21세기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시대 정신에 맞는 국제 및 지역 협력 공동체 구축을 함께 추구하자고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미일 안보 협력은 국익에 입각해 유지하되, 한일 관계는 영토 및 과거사 문제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하고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은 미래지향적으로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불편했던 한중 관계는 시진핑 주석의 APEC 참석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회복하고, 비우호 관계로 전락한 한러 관계 역시 진출 기업 및 교민 이익 보호를 전제로 전쟁 종료 후 관계를 정상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환경 등 신안보 의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견실히 증진하며, 다양한 다자 협력 외교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교량국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해외 교민과 동포 이익 증진을 적극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우호 협력을 도모하는 실용 외교야말로 국민들의 이익을 최대한 증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외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