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 걸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교육 분야에서도 공정하고 안정적인 시험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 및 관련 기관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대입의 중요한 관문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경우, 단순히 시험을 치르는 것을 넘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책임 있는 시행’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6학년도 수능은 수험생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며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가 21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안정적 시험 시행을 위한 지원대책’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수능은 11월 13일 목요일, 55만 4174명의 수험생이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이는 지난해보다 3만 1504명 증가한 수치로, 보다 많은 수험생이 참여하는 만큼 안정적인 시험 운영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이 겪을 수 있는 교통 혼잡, 소음, 기상악화, 지진 등 다양한 변수에 대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원책은 수험생의 이동 편의를 위한 교통 통제 및 지원 강화다. 11월 13일 당일, 시험장 200m 전방부터 차량 출입이 통제되며, 수험생은 이 지점에서 하차하여 시험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험생 등교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8시 10분까지 수도권 지하철 운행 대수를 늘리고, 경찰서 등 행정기관의 비상 수송차량을 수험생 이동 경로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관공서와 기업체에는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하도록 협조를 요청하여 수험생의 이동에 따른 교통 혼잡을 최소화한다. 이는 개별 수험생의 편의를 넘어 사회 전체가 수능 당일만큼은 수험생을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시험 중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수험생의 집중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철저히 이루어진다. 시험장 주변을 지나는 버스, 열차 등은 서행하며 경적 사용을 자제하고, 시험장 주변 행사장과 공사장 등의 생활 소음 역시 최대한 자제될 예정이다. 특히, 3교시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간인 오후 1시 10분부터 1시 35분까지 25분 동안은 소음 발생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항공기와 헬리콥터 이착륙 시간을 조정하고, 포 사격과 전차 이동 등 군사훈련도 중단된다. 이러한 조치들은 수험생의 학습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실천 사례다.
기상악화나 지진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었다. 11월 7일부터 기상청 누리집을 통해 시험장 날씨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시도교육청은 기상 악화 시 도서 및 벽지 수험생 수송과 제설 대책을 준비한다. 또한, 지진 발생에 대비하여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모든 시험장에 정보 전달 체계를 마련하여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17개 시도교육청은 10월 13일부터 31일까지 전체 시험장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하며 시험장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번 2026학년도 수능 지원대책은 단순히 개별 시험의 원활한 진행을 넘어, ‘모두가 함께 만드는 공정하고 안정적인 시험 환경’이라는 큰 그림을 보여준다. 교육부는 경찰청, 시도교육청과 함께 문답지 보안 관리를 위한 경비 체계를 마련하고, 모든 시험 지구에 중앙협력관을 파견하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수험생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부처와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이러한 정부의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은 동종 업계, 즉 교육 관련 기관들이 수험생 중심의 책임 있는 운영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ESG 경영’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제 사회 시스템 운영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