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거시적인 산업 동향 속에서, 국가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국과 미국이 핵심 산업 분야의 투자 확대와 통상 장벽 완화를 골자로 하는 경제·통상 분야 공동 팩트시트를 확정하며 양국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개별 사안의 합의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 확산이라는 더 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양국 간 ‘전략적 투자 협력’의 공식화에 있다. 특히,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투자와 2000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 MOU를 기반으로 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은 향후 관련 산업의 발전 방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투자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관세 인하 효과를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한국산 자동차·부품 및 목재 제품에 적용 중이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15%로 조정했다. 더불어, 의약품 232조 관세를 최대 15%로 제한하고, 반도체 232조 관세 역시 향후 다른 국가와의 합의 시 한국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도록 함으로써 주요 경쟁국인 대만 대비 동등한 조건을 확보했다. 기존 관세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 일부 천연자원에 대한 관세 철폐는 새롭게 추가되어 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시장 안정 분야에서는 MOU 이행이 시장 불안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연간 200억 달러의 자금 조달 상한 설정 및 시장 불안 시 한국의 조정 요청 권한 부여 등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기업 간 투자·구매 등 민간 협력 확대를 강조하며 상업적 유대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8월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한국 기업의 1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계획을 재확인했으며, 한국이 국내에서 미국 상품 홍보 전시회를 개최하여 교역 확대를 지원하기로 한 점은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더 나아가, 상호무역 촉진 분야에서 자동차, 농업, 디지털 분야의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원칙적 합의는 개별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인정 상한 폐지는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민감 품목에 대한 추가 개방 대신 양국 간 협력과 소통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디지털 분야에서는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러한 합의는 향후 한미 FTA 장관급 공동위원회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경제적 번영 수호 분야에서도 관세 회피 방지, 불공정 관행 대응, 투자 안보 심사 강화 등 양국의 공동 대응 체계를 지속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양국 경제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중요한 조치다.
이번 공동 팩트시트 확정은 한국과 미국이 단순한 무역 파트너를 넘어, 상호 발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한 결과다. 특히,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강조했듯, 전략적 투자 MOU와 관세 인하가 명확히 반영된 반면, 한국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농업시장 개방 등은 제외하고 양국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 개선에 집중했다는 점은 이번 합의의 성공적인 ESG 경영 실천 사례로서의 가치를 높인다. 향후 비관세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 등 구체적인 협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를 제공하며 ESG 경영 확산이라는 더 큰 흐름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