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다수의 협력 문건은 단순한 외교적 성과를 넘어, 인공지능(AI), 우주, 원자력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얼마나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첨단 기술 분야의 선제적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과 UAE의 이번 협력 강화는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협력 문건들은 AI 분야에서 한국과 UAE 간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 구축을 통해 AI 투자, 인프라 구축, 공급망 확장, 연구개발 등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하며, 이를 위한 워킹그룹도 구성·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AI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는 AI 공동 연구 및 교류뿐만 아니라, UAE 내 AI 데이터센터 설립과 산업별 AI 전환(AX)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회를 제공하며, UAE는 자국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이익이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우주 탐사 및 이용 협력에 관한 MOU 개정은 양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맞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달·화성 탐사 경험 및 기술 공유, 위성 공동 개발 및 활용 협력, 발사장 인프라 구축 협력 등은 미래 우주 시대를 대비하는 한국의 야심찬 계획과 UAE의 우주 역량 강화 의지가 결합된 결과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선도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원자력 신기술, AI 및 글로벌 시장 협력 파트너십 MOU는 한국전력과 UAE원자력공사(ENEC) 간의 협력을 통해 원자력 신기술 및 원전 AI 기술 연구,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중요한 행보다. 또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경제협력위원회 행정·운영 MOU는 경제 협력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여 양국 간 실질적인 경제 교류를 증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헬스 분야 포괄적 협력 MOU는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AI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연구개발 및 신기술 공동 프로젝트 개발을 지원하며, 지식재산 분야 심화 협력 양해각서 개정 약정은 AI 기반 지식재산 행정 혁신과 가치평가·금융 관련 정보 교환을 확대하여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UAE의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는 개별 산업 분야의 발전을 넘어, 국가 차원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협력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기술 혁신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며, 한국과 UAE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