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전통 바게트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빵’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국가 정체성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상징적 가치를 지닌 빵 산업에 ‘우리 밀’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후원하는 <르빵 챔피언십>에 ‘우리 밀 뺑드미’ 부문이 최초로 신설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제빵 대회를 넘어,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ESG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제빵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무대에서 ‘우리 밀’이 평가받게 된 배경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정책적 지원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국산 밀은 품종별 성분 차이로 인한 품질 불균일성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농식품부는 ‘블렌딩 원맥’을 시범 도입하여 밀가루의 품질 균일도를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금강, 백강, 새금강 등 다양한 우리 밀 품종을 혼합하여 표준편차를 계산한 결과, 수입산 밀보다 성분 안정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품질 관리와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ESG 경영의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aT는 국산 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 농가와 제분, 제과업체를 잇는 유통 구조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농가가 생산한 밀을 수매하여 실수요 업체에 공급하고, 균일한 품질의 밀을 비축하여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공급망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 농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특히, 국산 밀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고급 프리미엄 원료’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은 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프랑스산 밀가루가 비싸더라도 고급 제품으로 소비되는 것처럼, 우리 밀 역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의 가격을 넘어,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기업 성장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우리 밀 제품은 향후 파리 현지 팝업스토어에서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는 한국 농업이 글로벌 식문화 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비싸서 어렵다’는 인식에 머물렀던 국산 밀이 이제는 품질과 기술을 무기로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기업의 ESG 경영 성과를 가시화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