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예방은 개인의 안전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소방청이 겨울철 화재 위험 대비 ‘불조심 강조의 달’ 캠페인과 함께 공동주택 세대 내 소방시설 정기 점검 의무화를 시행하면서, 이는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과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2년 12월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각 세대에 설치된 소방시설(소화기, 감지기, 완강기 등)에 대한 정기 점검이 의무화되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관리주체는 2년 주기로 전문 업체를 통해 세대 내 소방시설을 점검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비록 제도 시행 초기 혼란 방지를 위해 2024년 12월까지 과태료 부과가 유예되었지만, 이는 장기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안전 경영 체계 강화이다. 기업은 단순히 법적 의무를 넘어, 임직원 및 거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ESG 경영의 ‘S'(사회) 부문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며, 기업의 평판 및 이해관계자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둘째, 공급망 전반의 안전 관리 강화이다. 아파트 단지 내 소방시설 점검 의무화는 기업이 자사의 사업장뿐만 아니라, 공급망 내 협력업체 및 관련 시설에서도 안전 기준 준수를 강화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는 밸류체인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경영 중단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셋째, 기술 혁신을 통한 안전 솔루션 개발이다. 소방청과 ㈜아파트아이의 협력을 통한 모바일 소방시설 점검 체계 마련은, 기술을 활용한 안전 관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하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실제로 개정된 법률에 따라 소방시설 점검이 의무화되면서, 세대 내 소화기, 자동 확산 소화기, 감지기, 가스누설 경보기, 완강기 등의 점검 및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검 과정에서 드러나는 노후 시설이나 관리 미흡 사항은 곧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기업은 이러한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체계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 시스템을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공동주택 소방시설 의무 점검은 더 이상 번거로운 규제 준수 사항이 아니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ESG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철저한 안전 관리에 힘쓰는 기업이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비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