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무역수지 역시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히 양적 성장을 넘어 한국 경제의 구조 변화와 미래 성장 전략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기후 변화,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이번 수출 성과는 기업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주력 품목들의 강세와 신성장 동력의 부상은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증명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은 반도체 수출의 역대 최대 실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동력으로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넘어,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 데이터 보안, 생산 과정에서의 에너지 효율 극대화 등 ESG 요소를 전략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자동차 수출 역시 하이브리드 및 중고차 수출 호조를 보이며,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친환경차 전환과 자원 순환이라는 환경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탄소 중립 목표와 연계된 산업 재편의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영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바이오헬스, 선박,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첨단 기술 품목들의 선전은 한국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선박 산업의 경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발맞춰 친환경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K-푸드, K-뷰티로 대표되는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의 약진은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소프트파워의 확장을 보여준다. 이들 품목은 생산 과정의 투명성, 원료 수급의 지속가능성, 공정 무역, 노동 환경 등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ESG 관리를 강화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수출 지역의 다변화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미국·중국 비중은 감소하고 아세안, 중남미, CIS 등 신흥 시장 비중이 증가한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과 새로운 성장 기회 모색이라는 전략적 판단의 결과이다. 신흥 시장 진출 시 기업들은 현지 사회에 대한 기여, 문화 존중, 인권 보호 등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반면,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출 감소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한 석유화학 및 철강 수출 감소는 전통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이들 산업은 생산 공정의 에너지 효율 개선, 저탄소 기술 도입, 순환 경제 모델 적용 등 환경적 지속가능성 확보에 중점을 두는 ESG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
산업통상부는 M.AX(제조 AI 전환) 전략을 필두로 산업 혁신을 가속하고 AI 반도체 등 첨단·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전략은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산업 전반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단순히 규제나 비용으로 인식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후 위기 시대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