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은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의 핵심 경영 과제로 부상한다. 특히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는 단순한 시장 논리를 넘어 국가 안보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희귀·필수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국가 주도의 공적 공급 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고 국내 바이오 헬스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장기적 ESG 경영 전략으로 평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30년까지 긴급도입 의약품 품목을 41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중 약 25%는 국내 주문 제조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환자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던 고가 약제를 정부가 직접 공급하고 약가 적용 대상을 늘려 환자 부담을 대폭 경감한다. 이는 시장 실패 영역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개입을 통해 필수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다. 국내 생산 기반 강화는 단순히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것을 넘어 국내 제약 산업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유사한 전략이 전개된다. 국내 공급 중단 예정 의료기기의 정부 직접 긴급도입 절차를 신설하여 치료 공백을 최소화한다. 또한 환자의 자가 치료용 의료기기 수입 절차를 간소화하여 행정적 부담을 줄인다. 이러한 제도 개선은 단기적 수급 불안정 해소를 넘어, ‘국가필수의료기기 제도’ 도입과 연계하여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장기적 로드맵을 포함한다. 민관 공동 협의체를 통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거버넌스 개선 역시 공급망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축을 이룬다.
특히 생명유지 및 응급수술에 사용되는 핵심 의료기기 7개 품목을 시작으로 총 25개 제품의 국산화를 2032년까지 추진하는 계획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기술 자립도를 높여 미래 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하는 국가 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전담 심사 지원팀 구성은 이러한 국산화 노력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정부의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은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S)을 다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거버넌스(G)를 구축하며, 국내 바이오 헬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ESG 경영의 모범 사례를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