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변하며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 생산 효율성을 넘어 지속 가능성, 인재 유치, 지역사회와의 공존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이에 발맞춰 산업단지 역시 과거의 생산 기지 역할을 넘어 첨단 기술의 요람이자 근로자 친화적인 복합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산업단지 입지 규제 합리화 방안은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부가 마련한 산업집적법 개정안은 산업단지 내 기업 생태계의 질적 변화를 유도한다. 특히 전기, 정보통신, 소방시설 공사업 등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설치·시공을 직접 수행하는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여 제조 기업의 수직 계열화를 지원하고 외부 사무실 운영 부담을 대폭 경감한다. 또한 지식·정보통신 산업의 범위를 78개에서 95개로, 첨단업종의 범위를 85개에서 92개로 확대하여 신산업 유치를 가속화하고, 수도권 내 첨단 공장의 신증설을 촉진하여 국가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업종을 늘리는 것을 넘어, 산업단지를 미래 성장 동력의 전진 기지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와 더불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ESG 경영 확산은 이번 개편안의 또 다른 핵심 축이다. 공장 내 카페, 편의점 설치 규제를 완화하여 건축물 용도 변경 없이도 근로자 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방안이다. 특히 산업단지 내 공장 부대시설인 문화·체육 시설을 인근 기업 근로자나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할 경우에도 부대시설로 인정하는 조항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장려하고, 기업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ESG 경영을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나아가 녹지구역 및 폐기물 매립 종료 부지에 문화·체육시설 및 신재생에너지 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것은 산업단지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유휴 부지를 활용하여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근로자와 지역 주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산업단지의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제고한다. 또한, SNS를 통한 전자 문서 송달, 비대면 현장 확인 등 행정 절차 간소화는 기업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줄여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정부 서비스가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산업단지 규제 완화는 단순한 행정 개선을 넘어 한국 산업 생태계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장기적 전략이다. 첨단산업 유치와 기업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동시에 근로자 복지 증진과 ESG 경영 확산을 통해 산업단지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기회 삼아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