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이 방위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국가 안보와 국방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방산 기업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하는 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 성장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ESG 경영 관점에서 복합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거 금융 시장은 방위산업을 사회적 책임(S)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최근 안보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새로운 전략적 해석이 등장한다. 방위산업을 단순히 갈등을 조장하는 산업이 아닌,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필수적인 사회적 안전망으로 인식하는 관점이다. 이는 ESG의 ‘S’를 ‘사회 안전(Social Security)’이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접근하는 전략적 전환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프레임을 통해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투자 유치 논리를 강화한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거버넌스(G)의 투명성을 전제로 한다. 대규모 국가 계약과 국제 거래가 중심이 되는 방산 산업의 특성상, 부패 방지와 윤리 경영은 기업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엄격한 내부 통제 시스템과 투명한 계약 절차를 구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특히, 수출 대상국의 인권 문제나 국제 규범 준수 여부는 기업의 평판 리스크와 직결된다.

동시에 환경(E) 부문의 책임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중공업 기반의 방산 산업은 탄소 배출량이 많고 에너지 소모가 큰 대표적인 분야다. 생산 공정의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기술 도입,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발자국 관리 등은 이제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방산 호황 속에서 환경적 책임을 소홀히 할 경우, 장기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방위산업의 성장은 ESG 경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기업들은 안보라는 특수성을 내세워 사회적 기여를 주장하는 동시에, 거버넌스와 환경 부문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방산 호황이 단순한 실적 경신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 복합적인 ESG 방정식을 풀어내는 전략적 통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