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대응, 정부 지원은 비용 보전 넘어선 산업 생존 전략이다탄소국경세 대응, 정부 지원은 비용 보전 넘어선 산업 생존 전략이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은 더 이상 환경 규제가 아닌 새로운 무역 장벽이다.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지원책 역시 단순한 비용 보조를 넘어, 수출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과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기능한다. 정부의 지원은 기업이 글로벌 탄소 무역 시대에 적응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투자다.

정부의 대응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데이터 주권 확보다. 기업이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직접 산정하고 보고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이는 EU가 부과하는 불리한 기본값을 피하고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탄소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어 전략이다. 컨설팅과 측정 장비 보급은 단순 지원이 아닌, 기업의 협상력과 투명성을 높이는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다. 탄소배출량 감축 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공격 전략이다. 생산 공정 자체를 저탄소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CBAM에 따른 비용을 원천적으로 절감한다. 이는 가격 경쟁력으로 직결되어 탄소 규제가 강한 시장에서 오히려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기회가 된다.

셋째는 인적 자원의 내재화다. 일회성 컨설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담당자가 스스로 제도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교육과 설명회 확대는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기초 체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이는 미래에 등장할 또 다른 환경 무역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비이기도 하다.

정부의 CBAM 대응 지원은 단기적 충격 완화책이 아니다. 이는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규칙에 한국 산업이 적응하고, 나아가 새로운 경쟁 우위를 창출하도록 설계된 국가 차원의 전략적 로드맵이다. 이 전략의 성공 여부가 향후 한국 수출 산업의 명운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