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군내 사고들은 우리 사회가 군에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신뢰와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단순한 사건 발생에 대한 대응을 넘어, 군 전체의 시스템적 문제 해결과 근본적인 혁신을 촉구하는 ‘안전 관리 강화’라는 거대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국방부가 최근 군 기강 확립을 위한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한 것은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로 평가된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9월 5일(금) 국방부 지휘부회의실에서 합동참모의장, 연합사부사령관, 각 군 참모총장 및 군단장급 이상 주요 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군기강 확립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연이은 공군 오폭사고, 알래스카 전투기 유도로 이탈사고, 총기 사망 사고 등 일련의 사고 원인 분석과 사고 연결고리 차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사람이 길을 가다 넘어지는 것은 큰 돌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돌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라 비유하며, 지휘관들이 작은 일들을 소홀히 여기지 않고 ‘계획-실행-확인-점검’의 체계적인 시스템 작동을 통해 ‘매너리즘’과 ‘군기강 해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관리 시스템 강화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밝은 병영문화 조성’과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장병들이 상하간, 동료간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며, 각 분야별 맞춤형 자살 예방 대책 등 제도적 방안 시행을 통해 사고 예방에 진력을 다해야 함을 당부했다. 이는 인적 자원의 안전과 복지 증진이 군 본연의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지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안 장관은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자세로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고, 장병들의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며 ‘장병들이 행복한 군’, ‘기본이 바로 선 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을 함께 만들어 줄 것을 당부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번 국방부의 군기강 확립 노력은 개별 사건 사고를 넘어서, 군대라는 조직이 갖춰야 할 근본적인 안전 시스템과 구성원의 복지 증진이라는 장기적인 과제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동종 업계인 타 군대뿐만 아니라, 안전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모든 조직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방부가 제시한 ‘작은 돌’부터 바로 잡는 세심한 관리와 제도적 노력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