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대한민국은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국제 행사를 넘어,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경제 불평등 등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려는 다자주의적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더욱 중요해진 국가 간 연대와 기술 혁신을 통한 포용적 성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APEC 정상회의는 이러한 거시적 흐름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정부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인프라 구축부터 분야별 회의 운영, 국민 참여 촉진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북도 경주에 마련되는 정상회의장은 최첨단 LED 영상 시스템과 종이 없는 회의를 지향하는 APEC 정신에 부합하는 첨단 설비로 전면 리모델링 중이며, 국제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 전시장은 물론, 정상급 인사들을 위한 35개의 PRS(Presidential Suite) 객실 개·보수도 9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또한, 경주시 전역의 숙박시설 7700실을 확보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한편, 김해공항과 경주역을 수송 거점으로 정해 1시간 간격의 셔틀버스 운행, KTX·SRT 증설, 인천~김해공항 항공편 증편 등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극대화하는 수송·교통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24개 협력병원과의 MOU 체결, 심장·뇌혈관·중증외상 분야 전담 의료진 구성, 현장진료소 운영 및 511명의 의료봉사 인력 배치를 통해 빈틈없는 의료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제 행사 개최를 위한 제반 사항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연중 개최된 14개 분야 장관회의 역시 대한민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들이다. 특히 8월 한 달간 개최된 디지털·AI 장관회의, 식량안보장관회의, 여성경제회의, 문화산업고위급대화, 에너지장관회의는 각각 ‘모두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AI 전환’, ‘공동 번영을 위한 농식품 시스템의 혁신 추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여성의 경제 참여 확대’, ‘문화창조산업,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지평’, 그리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의제를 중심으로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끌어냈다. 이 가운데 APEC 최초로 문화산업을 핵심 의제로 다룬 고위급대화는 문화 콘텐츠의 경제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디지털·AI 기술을 활용한 혁신 촉진 방안을 논의하며 문화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에너지장관회의에서 한국이 제안한 전력망 및 에너지 안보, AI 기반 에너지 혁신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국제 사회가 당면한 에너지 전환 과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 방안 모색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 또한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8월 25일 공개된 공식 주제영상은 신라의 역사와 K-컬처의 흐름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한,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카딜리 광장 등 주요 글로벌 전광판에 주제영상을 상영하고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나아가, 신라 역사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APEC 특별 상품관 운영, 한국의 역사, 한글, K-팝, 한복 등을 소개하는 APEC 특집 페이지 제작 및 QR코드 배포 등은 APEC을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8월 한 달간 운영된 온라인 국민소통 플랫폼은 국민 제안을 통해 APEC 준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언급했듯 한미·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계기로 높아진 APEC에 대한 관심과 주요국 정상의 대규모 참석 가능성은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넘어, 대한민국이 글로벌 의제 설정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 수립 및 글로벌 협력 모델 구축에 대한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대한민국이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