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농어가의 경영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 또한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정부는 농어업 재해보험법을 개정하여 예기치 못한 재해로 인한 농가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보험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안전망 강화라는 산업적 과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존 농어업 재해보험 제도는 자연재해 발생 시 가입자를 대상으로 손해평가를 진행해왔으나, 현장에서는 손해평가 전문성 제고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개정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농가의 보험료 부담 완화와 손해평가 인력의 전문성 제고다. 먼저, 농업인의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피해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피해로 인한 손해 발생 시 보험료 할증에서 제외하는 기준이 마련되었다. 이는 거대재해 발생 시 할증 제외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예측 및 회피가 어려운 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농가의 보험료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려는 취지다. 또한, 손해평가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정기 교육 시 보험 대상 품목의 품종, 재배 방식 등의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고, 정부에 손해평가 인력 전문성 제고 노력을 의무화했다. 더불어 가입자가 손해평가 결과에 대해 재평가를 요구할 경우, 당초 손해평가를 담당했던 인력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되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손해평가를 통해 가입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재해 발생 시 실질적인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정은 농어업 재해보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한층 향상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재해보험에 적용하는 가격 공시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했으며, 손해평가 결과에 대한 검증 조사 실시 근거 또한 농업수입안정보험 사업시행지침이나 손해평가요령에만 반영되어 있어 체계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재해보험에 적용하는 가격을 공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고, 손해평가 결과에 대한 검증 조사 실시 근거 또한 명확해졌다. 이를 통해 보험 적용 가격 공시를 통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손해평가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함으로써 보상의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동종 업계의 다른 보험 사업자들에게도 재해 보험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라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정부의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어업 발전을 위한 노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