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한 경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은 국내 대기업 집단의 주식 소유 현황 분석 및 공개로 이어지며,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5년 5월 1일 기준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92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81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090개사)의 주식소유현황을 분석하여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공정위의 분석 및 공개는 단순히 기업 내부의 지분 구조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 거시적인 산업 동향 속에서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로 평가된다. 분석 결과,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2.4%로 지난해(61.1%)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열회사가 보유한 주식 및 자기주식의 비율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5%~3.7%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계열회사의 지분율은 2021년 51.7%에서 2025년 55.9%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한진, 한국앤컴퍼니그룹과 같은 대형 인수합병(M&A) 사례와 글로벌세아, LIG, 빗썸 등 지주회사로 전환 중이거나 전환된 집단이 새롭게 지정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계열사 간의 지분율 상승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그리고 보다 객관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지향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움직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총수 개인의 높은 지분율을 보이는 기업집단으로는 크래프톤(29.8%), 부영(23.1%), 반도홀딩스(19.3%), 아모레퍼시픽(17.1%), DB(16.5%)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으로는 넥슨(64.5%), 반도홀딩스(22.5%), 한국앤컴퍼니그룹(21.7%), 소노인터내셔널(10.8%), 애경(10.6%)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주식 소유 현황 공개는 기업 집단 내에서 누가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 경영의 책임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이러한 투명성 강화 노력은 국내 다른 기업 집단에도 파급되어, 더욱 성숙하고 지속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