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억을 보존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은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이라는 거시적인 흐름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선 전방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과거의 가치를 현재와 미래의 맥락에서 재조명하고 보존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기록유산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회의는 단순한 역사적 보존을 넘어 인류 공동의 자산을 어떻게 미래 세대와 공유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9월 8일부터 9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기록유산의 미래 국제회의」는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로 평가받는다. 외교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유산청이 후원한 이번 회의에는 국내외 기록유산 분야 전문가, 관계기관, 일반 참석자 등 100여 명이 참여하여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의 성과와 도전 과제, 그리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Jan Bos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의장, Joie Springer 세계기록유산 등재소위원회 위원장, 서경호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 위원장 등 저명 인사들의 참여는 이번 회의의 중요성을 더했다.

정기홍 공공외교대사는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2004년 ‘유네스코 직지 세계기록유산상’을 제정하는 등 세계기록유산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왔음을 강조하며, 기록유산의 등재, 보존, 교육 등 다양한 도전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윤병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직무대행 역시 환영사를 통해 세계기록유산이 인류 공동의 유산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음을 재확인하며, 이번 회의가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고 미래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회의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되짚어보는 것을 넘어, 급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기록유산의 가치를 어떻게 재정립하고 지속적으로 보존 및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을 제공했다. 이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 또한 ESG 경영의 일환으로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 유네스코 직지 세계기록유산상 제정 등 한국의 적극적인 기여는 기록유산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확산되어 인류 공동의 소중한 자산이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