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의 기술 자립과 미래 전장 환경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방위사업청은 UH/HH-60 헬기의 성능개량 사업 체계개발 착수회의를 개최하며, 총 9,943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노후 헬기를 다목적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단순히 군의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국산화율을 높여 국내 부품 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나아가 해외 시장 진출까지 모색하겠다는 산업적 포부를 담고 있다.
지난 9월 9일(화)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열린 체계개발 착수회의에는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육군,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등 관련 기관이 참석하여 사업의 전반적인 계획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성능개량 사업의 핵심은 기존 헬기의 아날로그 조종실을 최신 디지털 조종실로 전환하는 것이다. 전자지도, 다기능시현기 등의 첨단 장비를 탑재하고 새로운 생존 및 항법/통신 장비를 추가함으로써, UH/HH-60 헬기는 미래 전장 환경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목적(Multi-Role) 플랫폼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산화율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50개 이상의 구성품을 국산화함으로써 항공 분야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군수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현재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운용 중인 UH-60 계열 헬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성능개량 사업을 통해 축적될 국내 기업의 경험과 기술력은 향후 해외 사업 참여 및 방산수출 확대로 이어질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29년부터 실전 배치될 성능개량된 헬기는 디지털 조종실과 함께 자동 제자리비행 장치, 장애물 경보장치 등이 탑재되어 조종사들의 임무 수행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통합 생존관리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첨단 생존장비는 특수작전 시 헬기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이며, 이는 육군의 공중침투 능력과 공군의 탐색구조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방위사업청 헬기사업부장 고형석 육군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 군의 공중 작전 능력이 향상되고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국산화율 향상과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UH/HH-60 헬기 성능개량 사업은 국가 안보 강화와 더불어 국내 방위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