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진입 가속화와 함께 노년층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신체적 건강 유지는 물론, 사회 참여 기회 확대와 심리적 안정까지 도모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시니어 전용 헬스장이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립 논현노인종합복지관에 문을 연 ‘스마트피트니스센터’는 전국 최초의 AI 기반 어르신 전용 헬스장으로, 단순한 신체 활동 공간을 넘어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센터는 고령층의 근력 감소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근감소증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0세 이후 매년 1%씩 감소하는 근육량은 노년기에 근감소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일상생활 유지의 어려움, 대사 질환 및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 증가, 암이나 뇌졸중 등 질병 회복력 저하, 그리고 낙상 및 골절 사고 위험 증대로 직결된다. 어르신들이 주로 유산소 운동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근력 운동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현실에서, 이 센터는 근력 운동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AI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들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마트피트니스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AI가 개인별 맞춤 운동 처방을 기반으로 운동 기구의 무게와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는 점이다. 이용 전 물리치료사가 체성분, 혈압, 노쇠 정도 등 건강 지표를 측정하고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 처방을 내리면, 상주하는 생활스포츠지도사가 이를 바탕으로 운동 지도를 제공한다. 이후 이용자는 자신의 회원 카드를 기구에 인식시키기만 하면 AI가 개인별 맞춤 무게로 운동을 시작하도록 돕는다. 76세 김마래 씨의 경우, 1년 전 팔 골절 사고 경험을 고려하여 적은 무게부터 시작하는 처방을 받았으며, AI는 매번 운동 시 양쪽 팔의 근력 균형을 측정하고 그에 맞춰 무게를 조절해주어 균형적인 근력 향상을 돕는다. 또한,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근력 운동을 수행하도록 하여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도전적인 운동 경험을 제공하며, 운동 후 AI가 ‘잘했어요’, ‘좋습니다’와 같은 평가를 내려주어 게임처럼 운동에 재미를 느끼게 한다. 유산소 운동 기구인 ‘클라이밋’ 역시 AI가 페달 무게와 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해주어 기록 달성의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AI 기반 시스템은 어르신들이 겪는 헬스장 이용의 장벽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한다. 헬스장 특유의 복장 규정이나 복잡한 기구 조작법에 대한 부담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도 가볍게 들러 짧은 시간 운동하고 갈 수 있다는 점은 어르신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또한, 개인에게 맞는 운동 순서와 방법을 미리 알려주고 AI가 기구와 무게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니 편리하며, ‘시니어헬스봉사단’과 같은 노노케어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끼리 서로 돕는 문화도 조성된다. 논현노인종합복지관 박윤희 부장은 “센터를 만들 때부터 문턱이 낮아 어르신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으면 했다”고 밝히며, 이러한 복지관의 철학이 AI와 접목되어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스마트피트니스센터는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노년층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도적인 복지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복지관 측에 따르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AI 기반 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문의가 늘고 있어, 향후 전국적으로 유사한 형태의 시니어 특화 헬스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 사회에서 노인이 ‘스스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며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며, 논현노인종합복지관의 AI 헬스장 사례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어르신 스포츠 상품권’ 및 ‘튼튼머니’와 같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스포츠 활동 지원 정책과 연계될 경우, 노년층의 건강 증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