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및 성묘가 잦아지는 가을철을 맞아 야생 버섯 섭취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버섯의 발생 시기와 장소가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과거에는 안전했던 버섯이라도 올해는 독버섯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식품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는 최근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은 가을철 야생 버섯 섭취에 대한 주의를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버섯 2,292종 중 식용으로 명확히 확인된 것은 416종(18%)에 불과하며, 독버섯은 248종에 달한다. 나머지 1,550종은 식용 여부가 불분명하여 섭취 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산림청의 분석 결과, 특히 9월과 10월에 광대버섯 속, 무당버섯 속의 독버섯 발생률이 높았으며, 맑은애주름버섯, 노란개암버섯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독버섯은 식용 버섯과 외형이 유사하여 일반인이 구별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버섯은 발생하는 환경이나 성장 단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되며, 식용버섯과 함께 자라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조차 현장에서 판별하기 까다롭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버섯 정보를 얻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일부 잘못된 정보 유통으로 인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붉은사슴뿔버섯의 경우, 소량 섭취만으로도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키는 맹독 버섯임에도 불구하고 항암 성분 연구 결과가 식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처럼 잘못 전달된 사례가 있었다. 식용으로 알려진 버섯이라 할지라도 야생 환경에서 자라는 버섯은 세균이나 곰팡이에 오염되기 쉽고, 덥고 습한 환경에서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여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식용 여부와 관계없이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독버섯 섭취 시 발생하는 증상은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 등이며, 잠복기가 긴 독소는 간 및 신부전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독 증상이 의심될 경우 즉시 구토를 유도하고, 섭취한 버섯을 가지고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장갑열 과장은 “야생 버섯은 전문가도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만큼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추석 명절에는 양송이, 느타리, 팽이버섯 등 농가에서 안전하게 재배된 버섯을 소비하는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전한 농산물 공급망을 강화하고, 안전한 식품 소비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