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_아미타여래설법도.jpg
2.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_영산회상도.jpg
3.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_약사여래설법도.jpg

최근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존하려는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면서,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의 국보 승격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가 국보로 지정된 것은 단순히 한 점의 불화가 새로운 위상을 얻게 된 것을 넘어, 조선 후기 불교미술의 흐름과 화승들의 예술적 역량을 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와 더불어 이를 보관할 전용 수장 시설인 보장각의 완공은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지난 12월 26일 국보로 지정된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는 1980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약 40여 년 만에 한 단계 승격된 작품이다. 중앙의 영산회상도, 좌측의 약사여래설법도, 우측의 아미타여래설법도로 구성된 이 불화는 현존하는 삼불회도 중 세 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744년(조선 영조 20년) 세관, 신각, 밀기 등 당대의 명망 높은 화승들이 참여하여 완성하였으며, 직지사 대웅전에 봉안되었다. 특히 조선 후기 유행했던 공간적 삼불회도의 전형을 보여주면서도, 장대한 크기 안에 수많은 등장인물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로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또한, 세 폭 모두 사방 테두리 부분에 『조상경』에 근거한 원형의 ‘범자문 진언’을 배치하여 작품의 상징성을 높인 점은 당시 불교 미술의 도상학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 보존 가치뿐만 아니라, 당시 화승들의 협업과 지역적 연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불화 하단에 기록된 화기는 참여한 화승들의 이름과 소속 사찰 정보를 담고 있어, 직지사뿐만 아니라 인근 사찰의 화승들이 다수 참여했음을 짐작게 한다. 이는 당시 불화 제작이 개별 화승의 역량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화승들이 협력하는 공동 작업이었음을 시사하며, 화승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한편, 약 4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된 직지사의 문화유산 수장시설 보장각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와 같은 귀중한 성보문화유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보관을 넘어 불교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후대에 전승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었음을 의미한다.

9월 17일 직지사에서 개최된 기념식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의 국보 승격과 보장각 완공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직지사 법성 회주스님, 장명 주지스님, 진웅 성보박물관장, 배낙호 김천시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보 지정서 전달과 보장각 현판 제막식이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를 보존처리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으며, 이를 통해 국보 지정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김천시, 직지사와 긴밀히 협력하여 이 국보 문화재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을 지원하며, 한국 불교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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