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론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민간 및 군사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동시에 불법 드론으로 인한 안보 위협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정부는 국가 중요 시설에 대한 불법 드론 침입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지능형 통합 대응 기술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 탐지를 넘어 식별, 무력화, 그리고 디지털 포렌식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시스템 구축이라는 점에서 향후 드론 보안 기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항공청과 경찰청이 주관하는 ‘불법 드론 지능형 대응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통합 시스템 개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번 기술 시연회는 국가 중요 시설인 원자력 시설에 불법 드론이 침투한 상황을 가정한 가운데, 민·관·군 관계자들의 참여 속에 실제적인 대응 능력을 선보였다.

시연은 총 3단계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단계는 ‘불법 드론 탐지와 무력화’다. 지상 레이더, 무선 주파수(RF) 스캐너, 드론캅 등 다양한 탐지 자산을 연계하여 불법 드론의 침입을 즉각적으로 감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제어권 탈취를 통해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초기 대응 과정을 시연했다. 이는 감시망을 벗어난 드론의 위협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두 번째 단계는 ‘라이브 포렌식’이다. 이는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메모리 등 휘발성 증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디지털 증거수집 기법으로, 드론의 제어권을 탈취하는 순간부터 조종 신호, 조종자 위치, 촬영 영상 등 핵심 증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사건의 전말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사후 포렌식’은 착륙시킨 드론 기체와 조종기, 스마트폰 등에서 획득한 자료를 정밀 분석하여 침입의 고의성 여부, 비허가 촬영 등의 구체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이로써 불법 드론 침입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을 위한 법적·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번 시연에서 수렴된 참석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오는 11월 사업의 최종 결과물을 도출할 예정이다. 또한, 우주청과 경찰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말 양양공항에서 2차 국가 중요 시설 대상 불법 드론 대응 시연회를 개최하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최주원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장은 “드론 기술의 급속한 발전만큼이나 관련 범죄에 대비한 포렌식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개발이 수사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대 우주청 항공혁신부문장 또한 “세계적으로 드론 관련 보안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술 성과는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국제적인 협력과 기술 표준 선도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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