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계에서 다채로운 음악극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국립극장에서 9월 3일부터 28일까지 열리고 있는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이하 ‘세계 음악극 축제’)는 한국 고유의 음악극인 창극을 중심으로 동시대 음악극의 흐름을 조망하며, 문화 다양성 증진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주목할 만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축제의 개최는 단순히 개별 공연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우리 문화 콘텐츠의 세계화와 더불어 다양한 국가의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 ‘세계 음악극 축제’는 ‘동아시아 포커싱(Focusing on the East)’이라는 주제 아래, 한국의 창극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전통 음악 기반 음악극 총 9편을 선보이며 23회의 공연을 진행한다. 이는 4주간의 긴 축제 기간 동안, 관객들에게 동아시아 음악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탐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축제의 개막작으로 국립창극단의 신작 ‘<심청>’을 선보인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이 작품은 기존의 고전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효녀 심청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해석하며 현대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홍콩에서 초청된 월극 ‘<죽림애전기>’는 중국의 전통극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수작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다. 월극은 노래, 춤, 연기, 무술이 결합된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극으로, ‘<죽림애전기>’는 이러한 특징을 잘 살려 호평을 받았다.
이번 축제는 해외 초청작과 국내 초청작, 그리고 국립극장 자체 제작 공연을 아우르며 그 풍성함을 더했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 호곤 씨와의 인터뷰는 이 축제가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선 다채로운 문화 교류의 장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는 한국 문화 콘텐츠 제작자들이 가진 세계화된 시각과 더불어,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문화적 장벽을 낮추고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한국 문화가 가진 잠재력과 더불어, 이번 축제가 이러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호곤 씨는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세계 음악극 축제>’가 한국 문화 정책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잘 보여주는 훌륭한 행사이며, 창극을 중심으로 중국 월극, 한국 창극, 일본 노극 등이 함께 어우러져 풍성한 문화 교류의 장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초청작으로 선보인 ‘<정수정전>’은 조선 말 여성으로서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정수정의 삶을 판소리와 민요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성 영웅의 서사를 그리면서도, 한 인간이 자신의 이름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공동 창작 방식을 통해 배우들이 작창과 창작에 직접 참여하는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는 문화 예술계에서 시도되는 다양한 협업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부분이다.
‘세계 음악극 축제’는 첫 회를 맞아 ‘동아시아 포커싱’이라는 주제로 시작했지만, 향후 다양한 해외 작품 초청과 국공립 및 민간 작품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 다채로운 음악극 형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축제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극장은 관객 참여를 위한 ‘부루마블’ 이벤트 등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축제의 흥미를 더하고 있으며, 이는 문화 행사가 단순히 콘텐츠 소비를 넘어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문화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더불어,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