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문화유산 향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면서, 전통적인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조선왕릉대탐미(朝鮮王陵大耽美)’ 행사는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문화유산의 접근성과 참여도를 높이는 주목할 만한 사례를 제시한다. 특히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과거 해설사의 안내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 스스로 조선의 아름다움을 탐구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조선왕릉대탐미’ 행사의 핵심은 바로 ‘디지털 안내 시스템’의 전면 도입이다. 8개 왕릉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탐방 프로그램은 매달 다양한 테마와 체험 방향을 제시하며,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혼자 방문하는 관람객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참여 가능한 ‘태강릉-왕릉산책 프로그램’은 디지털 기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10월 25일에 개최될 예정인 ‘왕릉산책: 특별 회차’는 퀴즈를 풀며 왕릉을 탐방하는 방식으로, 단순 관람을 넘어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태릉과 강릉에 설치된 무인 발권기는 개인 요금 1,000원, 단체 요금 800원으로 책정되었으며, 내국인 만 25세부터 65세까지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노원구 주민에게는 5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실제로 태릉과 강릉을 방문하면, 홍살문과 정자각 등 주요 지점에 QR코드가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QR코드를 스캔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조선왕릉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관련 영상, 오디오 가이드를 바로 청취할 수 있다. 마치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어렵지 않게 구성된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왕릉의 역사와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로를 따라 걷는 동안에도, QR코드를 통해 제향의 의미와 왕릉의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조선시대 왕의 발걸음을 느껴볼 수 있다. 정자각의 경우, 제례 공간으로서의 의미와 함께 조선국문정왕후태릉 표석 등 상세한 정보를 담은 설명 문구와 사진 자료까지 제공되어, 전문 해설사 없이도 충분히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연령대의 아동들이 야외에서 놀이하듯 학습하며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기에 매우 적합하다. 또한, 태릉과 강릉 모두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가 가능하여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의 방문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조선왕릉대탐미’는 ‘왕릉산책’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문화유산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모집 중인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사릉)’은 음악회와 노리개 만들기 체험을 포함하여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며, 10월 11일에는 ‘음악과 함께하는 조선왕릉 이야기길(광릉)’이 댕기 만들기, 향첩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에게는 10월 4일 의릉에서 열리는 토크콘서트와 10월 11일 헌인릉에서 펼쳐지는 창작뮤지컬 ‘드오:태종을 부르다’와 같은 공연 프로그램도 추천된다. 이러한 다각적인 프로그램 구성은 각 왕릉의 역사적 의미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경험을 통해 문화유산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자 하는 문화유산청의 의지를 보여준다. ‘조선왕릉대탐미’는 이처럼 디지털 기술과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결합하여 문화유산의 대중화 및 접근성 확대를 선도하며, 미래 세대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