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 전반에 걸쳐 세대 간 자원의 이동과 재분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현재 세대의 노동과 소비가 미래 세대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ESG 경영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흐름 속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이전계정’은 연령 변화에 따른 소비와 노동 소득의 관계를 중심으로 세대 간 경제적 자원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공하며 주목할 만한 실천 사례를 보여준다.
2023년 국민이전계정 분석 결과, 소비는 총 1,459.2조원, 노동 소득은 1,232.8조원으로 집계되어, 총 226.4조원의 생애주기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령 변화에 따라 개인이 평생 동안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과 지출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개인이 각 생애 단계에서 경제적으로 잉여 또는 부족 상태인지를 보여준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는 연령 증가에 따라 ‘적자-흑자-적자’의 3단계 구조를 보이며, 28세에 흑자로 전환된 이후 61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였다. 즉, 청년기 및 초기 노동연령층에서는 소득이 지출을 초과하는 흑자 구간이 나타나며, 이후 중장년 및 노년기에는 지출이 소득을 넘어서는 적자 구간이 나타나는 일반적인 생애주기 소비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생애주기적자는 상응하는 대가 없이 거래되는 ‘이전’과 자산 소득에서 저축을 차감한 ‘자산 재배분’을 통해 충당된다. 구체적으로, 노동연령층에서 순유출된 320.7조원은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각각 184.5조원, 131.1조원씩 순이전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그리고 경제활동을 마친 노년층에게 생계 지원 등을 통해 경제적 자원을 이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불어 자산을 매개로 한 자산 재배분, 즉 자산 소득에서 저축을 제외한 부분은 노동연령층(183.5조원)과 노년층(48.1조원)에서 순유입이 발생했다. 이는 자산을 보유한 세대가 이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을 소비하거나, 혹은 자산을 활용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통계청의 국민이전계정 발표는 단순히 개인의 소비와 소득 패턴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와 과거 세대에게 경제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원을 이전하고 재분배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정부 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ESG 경영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노동연령층의 잉여 자원이 유년층과 노년층으로 이전되는 과정과 자산을 통한 재분배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기업은 다양한 연령대의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세대 간 경제적 형평성을 고려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